7. 교수님이 이름을 불러주는 학과

교수님과 우리 사이의 거리

by 이 지음

가끔 다른 과 친구들과 학교 이야기를 하다 보면 깜짝 놀라는 지점이 있다.
“우리 과는 한 수업에 70명 들어.”
“우린 100명 넘는 과목도 있어.”
그럴 때마다 나는 실감한다. 연극영화과는 정말 ‘작은 동네’라는 사실을. 우리 과는 많아야 20명, 적으면 10명 남짓한 인원이 한 수업을 듣는다. 이 숫자가 만들어내는 가장 큰 차이점은, 교수님과 학생의 거리다.

인터넷 밈에는 이런 말이 돌아다닌다.
“교수님이 내 이름을 알면 큰일 난다”
그러나 연극영화과는 정반대다.
“교수님이 내 이름을 모르면 큰일 나는 것.”
그만큼 학과 안에서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깊게 연결된다. 연극영화과에서 교수님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존재가 아니다. 예술이라는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이고 기꺼이 손을 내밀어주는 어른이다.

얼마 전, 미래에 대한 고민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살짝 흘린 적이 있다. 그런데 잠시 뒤, 늦은 시간 밤 11시에 교수님께 인스타 dm이 왔다. 내 고민을 보신 교수님이, 위로와 함께 내 고민 해결에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내용이 담긴 링크를 보내온 것이다. 그 따뜻함에 나는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교수님과 인스타 맞팔인 것도 신기한데 dm을 한다는 건 더 신기하다며 웃었다. 사실 연극영화과에서 이런 일을 아주 흔한 일이다. 수업이 끝난 뒤 교수님과 밥을 먹고 한강을 걸으며 연애 상담을 하는가 하면 새벽 1시까지 전화기를 붙잡고 펑펑 운 적도 있다.

돌이켜보면, 나는 참 교수님들께 받은 것이 많은 학생이다. 미래가 불안해서, 현실이 버거워서, 또 도전이 두려워서, 불안한 청춘의 열병을 누구보다 더 뜨겁게 앓았던 것 같다. 그때마다 옆에 참 많은 스승님들이 계셨다. 그래서 나는 안다. 대학생이라는 시간은 단순히 공부만 하는 시기가 아니라 ‘내가 나를 만들어가는’ 시간이라는 것, 그리고 그 여정 곁에 나를 붙잡아 준 교수님들이 있었다는 것은 설명할 수 없이 큰 행운이었다는 것을.

이름을 불러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다시 걸어갈 용기를 얻는다.


최근 교수님과 주말에 뜨겁게 나눈 전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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