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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선 Nov 20. 2024

나는 매일, 매주, 매달, 매년 성장하고 있을까?

  

 하루를 살아내기에도 바쁜 시대에 내가 매일 성장하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쳇바퀴 돌아가듯 열심히 사는데 인생은 변한 게 없다는 느낌을 마주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성장은 외적인 성장이 있고 내적인 성장이 있다. 외적인 성장은 우리가 아는 보이는 숫자로 매겨지는 성과나 성취이다. 내적인 성장은 내가 고난이나 상황을 이겨내면서 자연스럽게 얻는 인생 내공 또는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얻는 간접적인 내적 성장이 있다.  

    

 특별할 필요가 없는 주부의 일상에서 성장이 일어나고 있을까?

내가 아는 D 언니는 남편이 계속 사업을 벌이고 그 일들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능력이 생기는 경우였다.

책임감이 강한 D 언니는 자신이 일을 벌이지는 않지만, 남편의 일을 처리해나가며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었다.

 반면, S의 남편은 매일 사업을 벌이지만, S는 집에서 매일 남편의 일에 잔소리만 하며 자신은 아무런 발전이 없다. 몇 년째 뭐라도 배워보라고 해도 ‘그래야지’라는 답변뿐 행동한 적은 없다. S는 하루의 모든 에너지를 아이들의 뒤치다꺼리와 남편에게 잔소리하고 분노하는 데 쓰고 있었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있는 안정감을 선물할 수 있지만, S의 인생에서 성장은 모르겠다.      

 나의 경우, 공무원 아버지 아래 자라서 집안에 풍파가 일어난 적이 없었고 잔잔한 물결처럼 안정적이었다. 남편이 사업을 하긴 하지만 운이 좋게도 4년째 별다른 사건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럼, 나의 인생은 어떨까? 적극적인 엄마를 닮아 새로운 일들을 잘 벌이고 실행력이 강한 편이지만, 안정적인 아빠의 영향을 받았는지 크게 위험한 일은 벌이지 않는 편이다.

정말, 인생의 한 계단씩 천천히 올라가는 인생을 살아왔던 거 같다. 이런 인생은 사실 큰 성장이 일어나긴 힘들다.

 가장 안전한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말이 있듯이 인생에서 한 번쯤은 번지점프를 해야 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성향이 창의적이고 성장 욕구가 강한 편이라 20년간 꾸준히 자기 계발을 해왔고 나의 성장을 만들어왔다.

 

아이를 가진 후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가장 인생에서 힘든 시기이기도 했다.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나의 성장을 위해 20년간 하루도 허투루 보낸 적은 없는 것 같아.

 집에 있는 엄마가 집에서 일하면서 성장을 만들어 낸다는 건 가능한 걸까?

 나의 예시로 한번 이야기해보자면 나는 10년 동안 거의 10개의 사업 아이템으로 새로운 일들을 벌여오며 다양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있었다. 그 경험으로 브랜딩이라는 이름으로 지식창업을 하며 창업을 시작하고 싶거나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디자이너로서도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나는 실무가 강한 편은 아니다. 디자인만 한 게 아니라 창업하면서 디자인 일했기에 지금도 제작에서 실수가 일어난다.

얼마 전 만들었던 다이어리 플래너를 발주하면서도

쌤플 3차까지 만들어 보면서 세심하게 종이의 재질이나 색감, 내지의 구성을 수정했다. 디자인 시안은 이제 자신감 있게 만드는 편이지만 여전히 가장 좋은 시안이 나오기까지 10개 넘는 시안을 만든다. 마지막까지 가장 좋은 시안이 있으면 수정한다. 작년에 출간한 책도 책 표지를 출판사에서 만들어줬는데 20년 디자인 경력자의 눈에는 성에 차지 않아 직접 디자인하게 되었다.

하루 만에 디자인 시안을 완성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루 안에 10개의 시안을 만들고 1개를 보냈지만, 마지막 차 안에서 한 번 더 마지막으로 더 좋은 시안이 나올 거 같다는 영감이 들어왔다. 한 시간만 더 주라고 양해를 구하고 마지막 시안을 수정해서 그 시안으로 최종적으로 출간되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던 이유는 디자인 하나로 많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20년간 디자인을 놓지않았기에. 하루의 시간으로도 충분히 완성할 수 있었던것이다.

내 생각대로 많은 분이 책 디자인에 관해 칭찬해주셨고 받고 난 후에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나는 오늘도 여전히 디자이너로서 성장하고 있다.

다행히, 디자인을 다른 디자이너처럼 밥 먹듯이 야근하면서 많이 하진 않지만, 매일 나의 디자인은 좋아지고 있다. 다이어리의 표지 디자인도 한 번의 선택으로 매출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오늘 마지막 발주하는 순간까지도 고민한 끝에 마지막 시안을 수정했다.

 이런 작은 선택이 내 인생의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면 작은 일들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어떨까? 오히려 젊을 때는 인간관계가 어렵지 않았다. 매일 회사나 학교에 가면 보는 친구와 동료들은 나와 맞지 않아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기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편이다.

인간관계에서 자꾸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이유가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 나도 알 수가 없었다.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지인에게 이런 고민을 이야기하다가 문제를 알게 되었다.

나는 대부분 상대방이 선을 넘거나 아닌 행동들을 하면 참는 편이다. 10번 정도 반복되면 그때 조용히 손절하거나 거리를 두는 편이다 보니 인간관계가 끈기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왜 이런 패턴을 반복하는지 의문이었는데 10번을 참기 전에 미리 말로 풀 수 있었던 일인 경우도 많았다. 단지 내가 안 좋은 말을 하면 상대방이 무안하거나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나를 나쁘게 보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 때문에 매번 참다가 화가 폭발할 시점에 손절하곤 했다. 이제는 조금 더 솔직하게 “나는 너랑 잘 지내고 싶은데 그런 행동은 좀 기분이 나빴는데 내가 오해한건가? 라고 말로 좋게 풀어볼 생각이다. 인간관계도 평생 연습해야 하고 결국은 말 때문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말을 어떻게 해야 상대방도 나도 기분이 좋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책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로 책으로 내가 엄청나게 유명해지거나 숫자적인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글을 통해 내 인생을 정리하고 치유하면서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다시 채워진 튼튼한 자존감은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성공하고 실패한다고 해도 나 자신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는 성장 도구가 하나 생긴 느낌이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90살까지 잘리지 않는 내 회사를 가진 느낌이다. 출판사까지 만들었으니 나는 평생 자유롭게 글을 쓰고 출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년 전에는 회사에 취업할 때 쓰는 자기소개서 2장을 돈 주고 사서 끼워서 맞추기 바빴는데 지금은 매일 A42 장의 글을 1시간 안에 쓸 수 있게 되었으니 매일 성장을 느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글도 보는 사람들마다 작년과는 다르다고 하니 앞으로 남은 50년의 평생 나의 글은 얼마나 더 성장할지 나도 기대된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아이가 태어난 상황 자체가 적응이 안 되었지만 이제 아이를 다룰 줄도 알고 아이가 1년씩 성장할 때마다 나도 1살씩 성장한 느낌이다. 아이가 5살이면 엄마 나이도 5살이 된 것 같다. 앞으로 아이의 성장 과정을 함께하며 엄마인 나도 얼마나 인간적으로 성장할지 기대되기도 한다.

 


사업의 성과는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업도 때가 되면 반드시 성장할 시점이 올 그것으로 생각한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는 분들은 매주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지 목표매출을 확인하며 문제를 찾고 개선하는 작업을 거쳐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도 가지고 있다. 당장 아니더라도 매일, 나의 사업구상은 더 구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설계도를 미리 그려놓아야 하는 이유는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사업하지 않더라도 매일 아이디어를 만들고 상상한 것을 기록하는 노트를 만들면 어느 시점에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성장 속도에 가속도가 붙기도 한다. 나를 바꾸지 말고 환경을 바꾸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사람, 시간, 공간 3가지를 바꾸라는 말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종교 믿음이 나보다 좋은 언니를 만나고 나면 꼭 신앙 관련 서적을 한 권사 오고 어제 만난 언니가 부동산 책으로 강남에 진출한 이야기를 듣고는 부동산 책이라도 사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로 책을 통해 멘토링을 하는 편이지만, 책은 아무래도 가까이 있는 사람이 아니니 간접경험이라 멀게 느껴질 수 있다. 내가 직접 다른 환경으로 갈 수 있다면 성장 속도는 책보다 훨씬 빠를 그것으로 생각한다.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책을 보면서도 바로 실행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 책에서 이렇게 하라고 하면 대부분 미루지만 나는 바로 실행하는 편이다. 이 실행력은 독서경력이 쌓일수록 인생 내공이 깊어질수록 더 가속도가 붙는다. 실행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이 되기 때문이다.

 성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서로 자극이 되고 응원하며 힘들지 않게 함께 나아갈 수 있어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일, 모든 면에서, 나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한 번쯤 에밀 쿠에의 자기암시를 들어봤을 것이다. 에밀 쿠에는 프랑스의 약사이며 심리치료사로 1922년 <자기암시> 책을 발간하였다.

1901년 그는 한 환자에게 처방하던 중에 우연히 ‘플라시보 효과’를 확인한 뒤로 암시에 관해 공부한다.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약을 파는 대신 병이 나을 수 있게끔 환자를 도울 수 있는 문구가 적힌 메모를 통해 치료를 실험하였고, 이 과정을 통해 상상과 언어를 통한 치료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되었다.

자기암시를 하는 이유는 나에게 매일 내 목소리를 귀에 들려주면 생각이 들어오고 행동으로 이어져 삶의 성장과 변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진짜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매일 글을 쓰는 것이다. 쓰지 않으면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하더라도 머리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야만 내가 진짜 성장하고 있는지 그다음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음 단계를 그릴 수 있게 된다.

 이 글을 쓰기 전에도 사실, 내가 오늘 뭐 했는지 기억이 안 나고 오늘 또 어떻게 A4 2장을 채워야 하는지 막막했다. 글을 쓰면서 생각보다 내가 하는 일들이 많다는 사실에도 놀랐고 여전히 매일 성장하고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끝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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