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갈 때면 가는 곳곳마다 하트 뿅뿅인 연인들을 만나곤 한다. 서로를 하트 뿅뿅인 눈으로 다정하게 바라보고, 함께 사진을 찍고, 사랑의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와버린다. “참 좋을 때다”라고. 사랑이 가득한 연인들에 대한 부러움과 다시는 오지 않을 나의 연애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짬짜면처럼 섞인, 그런 마음이랄까?
우리에게도 그런 풋풋한 시절이 있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만나 연애를 시작한 우리는 20대의 연애만큼 뜨겁게 사랑을 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매일을 만났고, 늦은 밤까지 이야기 나누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주말이면 예쁜 카페, 멋진 곳을 다니느라 바빴다. 서로만 있어도 행복하던 그런 시절을 보냈다.
결혼 후 몇 년의 시간이 지나 우리는 두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었다. 결혼은 로맨스가 아니라 생존의 팀플이라 그랬던가? 육아라는 인생 최대의 난제를 우리는 최고의 팀워크로 해내고 있다. 우리의 팀워크가 빛을 발할 때는 새벽 시간이다.
“오빠, 아기가 자다가 이불에 쉬했어.”라는 나의 한마디에, 그는 방금 전까지 코를 쿨쿨 골며 자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벌떡 일어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서랍에서 아이 옷과 수건을 꺼내고, 자는 아이를 깨워 욕실로 데려가 샤워기로 몸을 씻기고, 수건으로 닦여 옷을 입힌다. 그러는 사이, 나는 젖은 이불과 베개를 둘둘 말아 세탁기에 넣어 이불 세탁-건조 모드로 돌리고, 바닥을 젖은 수건과 마른 수건으로 번갈아 닦고, 보송보송한 이불을 꺼내 아이가 잘 수 있게끔 이부자리를 편다. 그럼 남편은 아이를 데려와 눕혀 토닥이다가 다시 잠이 든다. 쿨쿨 코를 골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이들을 기르며 참 많은 것이 달라졌다. 서로를 바라보던 눈은 아이들을 향하게 되었고, 서로 마주 잡았던 손은 아이들 손을 잡고 있다. 초콜릿같이 달콤하던 사랑은 고추장, 된장같이 달라졌다.(사랑이 변한 게 아니다. 깊어진 거라 해두자) 서로가 서로에게 전부이던 시절, 세상이 온통 핑크빛이던 시절. 그때가 가끔은 그립긴 하지만 지금의 우리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밥 먹었어?”가 최대의 애정 표현일지라도, 둘 다 저질 체력이라 육퇴 후 치킨 같은 건 꿈도 못 꿀지라도 같은 곳을 향해 함께 걸어가고 있으니. 그리고 그 옆에는 사랑스럽게 우릴 바라보는 아이들이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어린아이 둘과 함께 나들이 나온 우리를 보며 누군가는 또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참 좋을 때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