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앞에 걸어서 3분이면 도착하는 물놀이터가 어제 개장을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들이 어려서 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올해는 둘째가 어느 정도 커서 물놀이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가 보니 이미 사람이 가득했다. 말 그대로 물 반 사람 반. 유아부터 중학생,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물속에서 신나게 뛰놀고 있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놀려고 했는데 안정 추구형, 위험 회피형 기질이 강한 첫째와 둘째는 아빠, 엄마 옆에 매미처럼 착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물이라도 묻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말이다.
“엄마, 옷 젖었어요. 옷 갈아입혀 주세요.”
물 몇 방울 튀었을 뿐인데, 첫째가 다급하게 말했다. 주변에서 물장구치며 노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같이 들어가 놀자고 해도, 아이들은 단호했다. 결국 물엔 한 발도 담그지 못한 채 주변만 맴돌다가, 물놀이터 휴식 시간이 되었다. 옆 공원으로 나와 아이들 간식을 먹였다.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신나게 놀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남편과 내가 아이들을 물놀이터로 데리고 왔어도 신나게 노는 건 온전히 아이들 몫이니까 말이다.
휴식 시간이 끝나고 물놀이터가 다시 열렸다. ‘온 김에 나라도 실컷 놀자’라는 마음으로 물에 풍덩 뛰어들었다. 쏟아지는 물바가지를 맞고, 물 분수 터널을 지나가고,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로 신나게 놀았다. 누군가 날 지켜봤다면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저 집은 엄마가 놀려고 온 게 틀림없어.’
그렇게 노는 내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아이들이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 손을 잡고 조심조심 걸어 들어온 아이들은 물 분수 터널도 통과하고, 물바가지도 함께 맞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물에 안 들어간다던 그 아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신나게 놀았다.
나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삶에 적극적으로 풍덩 뛰어들어, 그 안에서 기쁨과 행복을 듬뿍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요즘은 나부터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대문자 I 성향에 부끄럼쟁이인 내가, 예전 같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들을 요즘은 해내고 있다. 공연을 보면서 물개박수를 친다거나, 댄스 공연을 보면서 같이 춤을 춘다거나, 물에 풍덩 뛰어든다거나 하는 거 말이다. 얼마 전에는 야외 음악회 퀴즈 시간에 “저요” 하고 손을 들고 문제를 맞혀 상품도 받았다. 확실히 뒤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삶보다 풍덩 뛰어든 삶이 재미있긴 하다. 아이들 덕분에 난 또 이렇게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