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미석 Jan 31. 2017

나에게 하와이.

몸과 마음을 열어주는 섬의 에너지. 

 2년 전 여름 난 독일을 여행하고 있었어. 독일만 75일인 여정이었는데 마지막 도시가 베를린이었지. 긴 여행은 마음을 채워주지만 체력이 달리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 방전된 상태로 도착한 베를린은 젊은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였어. 아 이 도시에서 한 달 정도 지내면 다시 배낭을 짊어지고 더 멀리 떠날 수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베를린에는 독일 국회의사당이 있거든? 그 앞은 탁 트인 잔디 광장이야.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처럼 담에 둘러싸여 있지 않아. 어느 날 그 주변을 산책하는데 드레드 헤어에 웃통을 시원하게 벗어던진 청년이 잔디 위에서 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어. 아사나(동작)를 다 끝내고 명상을 위해 가부좌를 틀 때까지 난 나무처럼 한자리에 서서 홀린 듯 청년을 보고 있었어. 내가 독일에서 만난 제일 부러운 사람이 바로 그 청년이었어. 

 요가 수련을 시작한건 어느덧 햇수로 4년이나 되었어. 중간 중간 여행 간다고 몇 달씩 쉬기도 했지만 말이지. 우리 요가원은 건물 가장 꼭대기 층에 있어서 옥상에서 수련을 할 수도 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야. 하지만 야외 수련이 쉽지가 않아.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맑은 날도 실은 맑은 날이 아니거든. 요가를 할 때는 평소보다 호흡을 더 깊게 들이쉬고 내쉬기 때문에 맑은 공기가 정말 중요해. 그래서 말야. 하와이에 가면 매일 아침 요가를 할 거야! 아마 차가 쌩쌩 지나다니는 고속도로 옆이라도 우리나라보다 공기가 맑을걸? 와이키키 비치에서, ‘요가복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룰루레몬’ 매장에서. 아참, 그리고 요새는 서프보드 위에서 요가를 하는 게 트렌드라고 하더라? 처음 시작할 때 워낙 몸 상태가 안 좋아서 4년차지만 아직도 소화 못하는 동작이 많지만 균형 감각은 좋은 편이거든. 에메랄드 빛 바닷물에 서프보드를 띄워놓고 아슬아슬 균형을 잡으며 아사나를 하는 건 생각만 해도 짜릿해! 

 얼마 전에 이런 말을 들었어.

 “여러분은 왜 요가를 하세요? 경건해지기 위해서? 전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요가를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새삼 느꼈어. 내가 여행과 요가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구나!

와이키키에서 요가를!

여행자도 들을 수 있는 하와이 요가 클래스

(꼭 클래스를 듣지 않아도 하와이의 해변이나 공원 모두가 열려있는 수련 장소!)     

1. 모닝 비치 요가

 일시 : 매주 화, 목, 일 7:00 ~ 8:30

 장소 : 호놀룰루 동물원 앞

 요금 : 20달러     

2. 모닝 가든 요가

 일시 : 매주 월, 목 8:00 ~ 9:00

 장소 : 로얄 하와이안 호텔 내 정원

 요금 : 20달러     

3. 모닝 서프보드 요가

 일시 : 매주 월, 수, 토 10:00 ~ 10:45

 장소 : 알라모아나 비치 파크

 요금 : 55달러     

4. 나이트 서프보드 요가

 일시 : 매주 금 18:00 ~ 20:00

 장소 : 알라모아나 비치 파크

 요금 : 150달러     

5. 룰루레몬 무료 클래스

 일시 : 매주 수 7:30 ~ 8:30, 토 8:30 ~ 9:30

 장소 : 룰루레몬 칼라카우아 점     


 맑은 공기를 마시며 따사로운 햇살 아래 몸을 비우고 나서 아무거나 먹을 수는 없잖아. 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해외에 나가면 꼭 채식 카페 혹은 식당에 방문하곤 해. 우리나라에선 괜찮은 채식 식당 찾기 정말 힘들잖아. 그런데 해외에는 이게 정말 채식 음식이야? 싶을 정도로 맛난 음식이 많거든. 뭐 사실 채식이 아니어도 좋아. 현지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를 조미료 없이 건강한 조리법으로 만든 요리를 제공해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맛난 음식 먹는 거라지만 산해진미는 저녁 식사에 양보하자고.      

가끔은 혀의 감각보다 몸의 감각을 우선하자고.

몸이 건강해지는 먹을거리가 있는 곳     

1. Ruffage Natural Foods

 주소 : 2443 Kuhio Ave, Honolulu

 영업시간 : 9:00 ~ 21:00     

2. Peace cafe

 주소 : 2239 S King St, Honolulu

 영업시간 :  9:00 ~ 21:00     

3. Down To Earth Organic & Natural

 주소 : 2525 S King St, Honolulu

 영업시간 : 7:30 ~ 22:00     

4. Town

 주소 : 3435 Waialae Ave, Honolulu

 영업시간 : 런치 6:30 ~ 14:30, 디너 17:30 ~ 21:30(금, 토 22:00)     


 다시 예전 여행 이야기 좀 해도 될까? 벌써 5년 전이네. 내 인생 첫 번째 배낭여행. 33일 동안의 이탈리아 일주였어.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 반도 발부리에 시칠리아 섬이 있거든. 그 섬에 유럽 최대의 활화산이자 세계 4대 활화산인 에트나 화산이 있어. 왜 있잖아. 2012년인가. 엄청 큰 분화가 있어서 항공기 막 결항되고 그랬던 바로 그 화산이야. 그 화산을 보겠다고 시칠리아까지 갔는데 라이언 에어가 자그마치 7시간이나 지연 출발한 거 있지. 시칠리아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단 사흘뿐이었는데 일정이 완전 다 틀어져버렸어. 겨우겨우 에트나 화산 근처 도시까지 갔는데 비가 오더라고. 원래 일정대로라면 맑았던 하루 전날 방문할 수 있었는데... 뭐 아직까지 에트나는 못 갔어. 아쉬운 게 있으니 언젠가 다시 갈 수 있지 않을까 믿고 있는데 아니 글쎄! 하와이에도 세계 4대 활화산 중에 하나인 킬라우에아 화산(Kilauea)이 있다지 뭐야. 심지어 에트나는 꾸역꾸역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킬라우에아 화산은 헬기를 타고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하고. 나, 높은 곳 엄청 좋아해. 이사할 때 쓰는 곤돌라 있잖아. 이사하면서 그거 막 타고 오르락내리락해서 어른들 식겁하게 했던 아이였을 정도로 말이지. 비행기 잘 타는 사람도 헬기는 무서워한다지만 난 그런 거 없어. 하물며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활화산을 볼 수 있다면야 더욱더! 무엇이라도 녹여 버릴 듯 붉게 끓는 용암과 그 용암이 태평양과 만나 새로운 땅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지구가 간직한 숨겨진 에너지를 훔쳐와 내 몸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싶어.      

아 지구는 살아있구나.

지구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빅 아일랜드 헬기 투어

- Big Island Spectacular

 소요 시간 : 2시간(15분 휴식)

 요금 : 407.88달러 ~ 509.85달러

 (http://www.bluehawaiian.com/을 참고, 한국어 지원)   


 그러고 보니 오하우 섬에서 빅 아일랜드로 넘어왔잖아. 나 빅 아일랜드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이 한군데 더 있어. 바로 마우나케아 산(Mauna Kea)이야. 난 이 나이(!)가 되도록 쏟아질 것 같은 별무리를 본 적이 없어. 마우나케아 산 정산은 날씨 변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대. 그래서 언제가도 또렷하게 별을 볼 수 있다고 하더라. 해가 지기 전에 산 정상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앉아 파란 하늘이 살굿빛으로 물들고 또 보랏빛으로, 결국 짙은 감청색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별들이 짠, 나타난대. 그 별무더기가 어느 정도냐면 옛날 사람들은 별을 보고 별자리를 만든 게 아니라 밤하늘의 비어있는 부분을 보고 별자리를 만들었다고 했을 정도! 그 밤하늘을 보고 나면 지구의 신비를 넘어서 우주의 신비에 한발자국 다가선 느낌이지 않을까? 아참 마우나케아 산에 올라가는 동안 발아래 펼쳐진 풍경을 보면 깜짝 놀랄지도 몰라. 밥공기를 뒤집어놓은 듯 봉긋 솟아오른 작은 언덕들의 모습이 제주도의 오름과 똑 닮아있대. 제주도와 빅 아일랜드 모두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섬이라서 그런가봐. 마우나케아는 해발 4,205m나 되기 때문에 영하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니까 따뜻하게 챙겨 입고 가는 거 잊으면 안 되겠지?     

내 발 아래 살포시 구름 한 조각.

쏟아지는 별무리를 보고 싶다면

- 마우나케아 산 

 주소 : Mauna Kea Access Rd, Hilo(마우나케아 천문대 홈페이지에서 매일의 도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아쉽지만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오하우 섬으로 돌아와야 하잖아. 여정의 마지막 날 꼭 만나고 싶은 친구가 있어. SNS에서 그런 동영상 종종 보지 않았어? 범고래에게 쫓기고 있는 새끼 고래들을 구해주는 녀석의 모습 혹은 그물에 얽힌 자신을 구해준 다이버에게 감사 표시를 하는 녀석의 모습 말이야. 바로 혹등고래 이야기야. 녀석은 12월에서 4월까지만 하와이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낸대. 안 그러면 알래스카까지 올라가야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겨울과 봄 사이에 하와이를 여행한다면 웨일 와칭(whale watching)은 빼놓을 수 없지 않겠어? 워낙에 동물을 좋아해서 어디를 가든 수족관에는 꼭 가는 편인데. 사실 수족관에 있는 바다 생물들 너무 불쌍하잖아. 특히 덩치가 큰 고래들이 좁은 수족관을 좌우로만 왔다갔다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파. 웨일 와칭 역시 인간의 욕심일 수 있지만 고래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멀리서 지켜보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 혹등고래도 사람을 좋아한다니까 말이야! 태평양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혹등고래의 모습에 이리저리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여행자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 아 고래가 하는 말 들리니? 

 “Kipa hou mai!(come visit again의 하와이어)”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몸짓인지.

혹등고래를 만나러

Star of Honolulu Whale Watching

 요금 : 50달러 ~ 83달러

 (http://alohawaiitour.com/을 참고, 한국어 지원)


#하와이 #알로하에브리웨어 #알로하프렌즈원정대 #AlohaEverywhere #싹여행연구소 #SSAC #요가 #빅아일랜드 #킬라우에아 #마우나케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