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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광 Dec 08. 2022

직접 운전해 가고 있는가,
운전대를 맡기고 있는가?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 프롤로그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가 22년 12월 8일 출간되었습니다. 

모호한 삶 가운데 어떤 길을 걸어야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9가지 법칙을 담았습니다.

‘성공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하라’ 등의 천편일률적인 자기계발에 지치거나 정신없이 목표를 위해 달려왔지만 문득 돌아보니 삶에 의구심이 드는 분들, 어제와 다른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소망합니다.

그 중 프롤로그를 올려드립니다.



“당신 자신이 되어라. 다른 사람의 자리는 모두 찼다.” 

_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 

    

우리는 가끔 길을 잃고서도 길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때가 있다. 자동차의 ‘백미러’에 비치는 모습을 유일한 길잡이로 삼아 온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인생을 곧게 뻗은 길이라 믿는 이들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고급 자동차와 큰 평수의 아파트, 높은 지위에 도달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그것을 성공이라 여기며, 성공을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마침내 어느 정도 원하던 목표를 이루더라도 더 큰 성공을 얻을 때까지 행복을 미루고 또 미룬다. 움켜쥐려는 성공이 한낱 모래 한 줌뿐이라는 걸 알지 못하는 사이 정말 소중한 것들은 손가락 틈 사이로 모두 빠져나가고 만다. 그렇다. 내가 그러했다.

겉으로 보면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룬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 내 삶은 경로를 이탈한 자동차와 같았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가는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액셀만 밟았기 때문이다. 때로 어렴풋이 균열을 느끼긴 했지만, 그렇다고 무언가를 바꾸거나 빠져나가려 하지는 않았다. 외부의 시선들만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 삶을 합리화하며 나 자신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자동차 백미러에 비치는 모습이 실제와는 반대로 보인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직장생활 25년차로 접어드는 시간 동안 나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짜여진 틀에 맞추어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서 무언가에 이끌리듯 여기까지 왔다. 더 많이 갖고 더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전부였던 인생은 처음에는 꽤 괜찮아 보였고, 제법 많은 것을 이뤘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하루하루 바쁘게 살았음에도 되돌아보면 왜 그렇게 바빴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부족함은 더욱 커져만 갔고 짊어지는 짐은 더욱 늘어만 갔다. 

내 삶을 내가 운전해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도 그즈음이었다. 성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액셀을 밟으며 전속력으로 달려왔지만, 그곳에 도달할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곳은 영원히 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목적지를 내가 정한 것도 아니고, 그곳을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를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었으니 어쩌면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운전대를 직접 잡고 있지 않으면서도 다른 이들이 정한 목적지를 내가 정한 걸로 착각하며 전력을 다해 달려왔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옷 입는 것도, 양말 색깔을 고르는 것도, 차를 선택하는 것도, 직장에 들어가는 것도, 대학을 정하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어느 것 하나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없다. 설령 내가 판단하고 결정했더라도 내가 한 판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타인이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인이기 때문이다.

중동 아부다비에서 근무할 때 외국인 현지 직원을 채용한 적이 있었다. 면접을 위한 이력서를 받아보고는 특별히 눈길이 간 곳이 있었다. 학력과 경력 등의 신상정보는 단출했지만, 오히려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던 것은 본인의 성격과 취미에 관한 사항이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주말에 어떠한 취미를 가졌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특성을 강조하는 정보들로 가득했다. 이건 회사를 지원하는 것인지 동호회에 가입하기 위한 것인지 혼란스러울 지경이었다.

자연스레 회사 단기직원 면접에서 보았던 이력서들이 떠올랐다. 훌륭한 스펙들과 굳이 알 필요까지 있을까 할 정도의 깨알 같은 경력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력서 내용들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모두 비슷비슷했다. ‘자격과 역량’은 가득 채워져 있었지만 ‘사람’은 없었다.     


양 떼는 앞만 보고 달리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맨 앞에 있는 양들이 먹이를 보고 달리는 데 반해 뒤에 있는 양들은 앞에 있는 양이 달리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모른 채 무조건 달린다는 것이다. 앞에 있는 양이 노리고 있는 목표물이 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쫓아가는 것이다. 더 이상한 것은 뒤를 쫓는 양들의 대다수가 대행을 이탈하거나 전혀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시나 홀로 뒤처질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에 있는 양의 엉덩이만 쳐다보며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달리는 것이다.

우리가 많은 일을 이루고도 공허와 결핍을 느끼는 이유는 ‘내’가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 쾌락과 욕망의 충동에 약해지게 된다. 자크 라캉의 말처럼 현대인은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착각하고 살면서 나를 잃어버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채울 수 없는 무력한 삶을 운명처럼 가속하고 있는지 모른다.     


<뉴욕타임스>는 21세기에 들어 미국 베스트셀러 목록의 3분의 1 이상이 긍정적인 사고관이나 성공을 위한 지침서와 같은 자기계발 관련 책들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매스컴이나 인터넷을 통해 끊임없이 성공하거나 대박 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은연중에 그러한 성공 신화들을 동경하면서, ‘나는 언제나 저렇게 될까?’ 하는 꿈을 꾸곤 한다. 

많은 사람이 앞서 달려 성공한 사람들의 고난과 역경, 그것을 이긴 노력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감탄하며 흉내 내고자 한다. 그들이 쓴 책을 읽고 그들의 방식을 따라 해보기도 하며, 그들의 고난에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그러고는 자신과 그 사람의 차이는 아직 자신이 흘린 땀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한다. 

그러나 정작 따지고 보면, 우리 주변에는 성공한 사람들보다는 실패하거나 망한 사람들이 더 많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실패담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으려 한다. 오로지 성공에 모든 관심을 쏟는다. 그럴듯한 성공 방정식과 구호에 사로잡혀 그들의 뒤를 따라간다. 마치 양 떼처럼.

모두가 행복을 원하지만, 여전히 타인의 성공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나 그러한 기준은 나의 행복을 가져다줄 수 없다. 행복을 좇는다며 소중한 삶을 헛되이 낭비하며 살아가기도 하고, 성공의 사다리를 향해 올라간다며 자신의 인생을 남들의 기준에 저당 잡힌 채 살아가기도 한다. 다른 이를 부러워하고 동경하는 삶을 살다가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진정 소중한 가치를 희생하며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필자는 전작 『달리는 낙타는 사막을 건너지 못한다』에서 “인생은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고, 이번에는 “현실 앞에 놓인 사막을 어떻게 건너야 하는가?”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막에는 길이 없다. 뒤돌아보면 어느덧 길은 모래바람에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인생의 사막도 마찬가지다. 길 하나 없는 그곳에서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만의 존재가치와 소명을 발견해야 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왜 가야 하는지를 잊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방향을 잃지 않는다. 더 이상 타인의 갈증을 채우지 말고 자신만의 목적지를 향해 가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세뇌당하듯 살고 있지만, 정작 무엇이 진짜 실패이고 성공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렇다고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할 수도 없다. 생계를 위한 까닭이지만, 항상 무언가를 향해 열심히 뛰어가야만 한다고 믿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멈추지 말고 성공을 향해 달려가라는 자기계발의 메시지를 따라하지만 오히려 좌절과 패배감만 가득해진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자기계발의 원칙들을 열심히 따라해도 항상 제자리인 원인을 살펴보려고 한다. 그리고 6단계 자기 점검법을 통해 사막을 건너기 전에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사항을 알아본다. 세뇌된 행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획일적인 자기계발에서 벗어나, 자기 내면을 발견하고 삶이 가르쳐주는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자기성숙Self-maturing’이 인생 본연의 목적이 되어야 함을 함께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뒤이어 2부에서는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너는 방법을 ‘D.R.I.V.E.’라는 다섯 가지 법칙으로 설명한다. ‘D.R.I.V.E.’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널 때 필요한 본질적인 가치들을 ‘Drive’로 설명하며, 자기만의 목적지를 향해 삶을 ‘Drive’ 하라는 뜻도 담았다.


어제와 다른 삶을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잠시 주저앉아 있거나,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이 한 줄기 빛이 되길 바란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로운 길이 다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만의 꿈과 소명을 향해 나아가길 소망한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온라인 서점 링크

YES 24 : https://bit.ly/3BkEfn3

교보문고 : https://bit.ly/3P7t72H

알라딘 : https://bit.ly/3BG8v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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