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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한샘 Aug 20. 2021

영화 속 교육이야기 1 - 스쿨오브락

자기 자신으로 수업하기

영화 스쿨오브락은 ‘비포 선 라이즈’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고 이후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등을 연출한 “리쳐드 링클레이터” 라는 걸출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걸출한 연출가가 무색해질 만큼, 잭 블랙을 위한, 잭 블랙에 의한, 잭 블랙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잭 블랙의 존재가 뿜뿜!! 2005년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워낙 유명해서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지 않았나싶다. 


 이 영화처럼 학교에 낯선이가 들어가서 음악으로 학교와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영화는 종종 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로는 시리즈 3편까지 나왔던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시스터 액트가 있을 것 이다. 하지만 시스터 액트가 문제 아이들을 음악으로 교화시키는 내용이라면, 스쿨 오브 락은 억압되어 있는 아이들을 락 음악을 통해 잠재력을 일깨우는 주제의 영화다.

 락 음악 자체가 기존질서에 반기를 들고 있는 기존 음을 찌그러뜨리거나 왜곡시킨다는 점에서 영화의 주제와 잘 맞는다고 보겠다.  

<줄거리>

 열심히 활동하던 락 밴드에서 쫓겨나게 된 주인공은 자기 스스로 밴드를 구성해서 밴드 대회에 출전하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오히려 방세를 내지 못해서 집에서 조차 쫓겨날 지경에 이른다. 그는 우선 방세를 벌기위해 교사 자격증도 없이 허위로 명문 사립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위장취업하게 된다. 주인공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당연히 관심이 전혀 없다. 아이들에게 매일 쉬는 시간만 주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하루는 우연히 아이들이 음악 교과전담 시간에 오케스트라 합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아이들의 연주 실력이 매우 뛰어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주인공은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고 잘 하는 락 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클래식 기타를 치던 아이에게 일렉기타를, 그랜드 피아노 치던 아이에게 키보드를, 심벌즈 치던 아이에게 세트 드럼을, 콘트라베이스 치던 아이에게 베이스를 맡긴다. 게다가 연주하는 학생 말고도, 학생들의 자원을 받아 백코러스, 메니저, 디자이너, 무대, 조명, 보안 등을 맡겨 밴드팀을 구성한다. 처음에는 밴드팀을 구성해서 밴드 대회에 출전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점점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락밴드의 안 좋은 것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주고, 아버지에게 억압받는 아이를 일으켜 세워주는 교사가 되어간다. 


 이 영화에 여러 가지 교육적인 인사이트가 있지만 내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교사는 자기 자신으로 가르친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락 음악을 사랑하고 락 음악에 완전히 빠져있는 사람이다. 가르치는 일에 전혀 흥미가 없던 그 조차도 락을 가르칠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 열정이다. 연주뿐만 아니라 락의 발생과 락 음악의 여러 장르를 설명하는 이론 수업을 하고, 과제로 락 명반을 듣고 오도록 CD 까지 나눠주며 과제를 내는 열정을 보인다. 그는 왜 이토록 열정적인가? 단순히 아이들을 속여 대회에 나가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이런 노력은 너무 지나치다싶다. 그는 락을 사랑했고 자신이 사랑하는 락을 아이들도 사랑하기를 바라고 있다. 게다가 점점 아이들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수업 상황이 되면서 우리는 교사로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드러내기가 참 힘들어졌다. 단순히 얼굴을 보여주기 어려워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교사로서 내가 무엇을 잘하고 또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려주기 어렵게 되었다. 특히나 수업 상황에서 교사로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전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상황이던 오프라인 상황이던 교사가 나 자신을 드러내는 일,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추구하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때 교사도 빛나고 아이들도 빛난다. 이에 관해 “온라인 수업 교사 실재감이 답이다”라는 책에서 신을진 대표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이것은 자기 이해이자 자기 알아차림의 문제입니다. 이렇게 수업에서 가장 자신 있는 것을 드러내는 순간, 교사와 수업은 유리되지 않고 통합됩니다. 수업을 위해 자신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통해 나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표현된 나에게 아이들이 호응해주면 수업 뿐 아니라 내가 격려 받으며, 그 럼으로서 수업과 교사가 통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자신의 강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거기다가 학생들을 이해하고 있었다. 학생들 안에 꿈틀대는 것을 보았고, 각각의 욕구를 반영해서 역할을 맡기거나 바꾸기도 했다. 즉, 아이들 역시 자기 자신을 드러내도록 했다. 

  우리는 종종 가르치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걸 왜 배워야하나? 생각하는 내용을 아이들에게 억지로 가르칠 때 가르치는 나와 가르치는 내용이 서로 유리 되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도 아이들도 얼마나 지치는지 모른다.  

 영화의 설정을 넘어서서 주인공이 자신을 드러내고 또 학생들을 이해하는 자세로 “자기 수업”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책에서 신을진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수업을 할 때, 단지 가르칠 지식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자식은 가공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거치기 마련인데, 이때 자신과 학생에 대한 이해를 거친 지식은 관계와 무관하게 둥둥 떠다니는 지식과 달리 서로 엮어 주고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것입니다.” 


<나눔 질문>


 - 선생님은 무엇을 좋아하십니까? 

 - 선생님의 수업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 선생님이 매 수업 때 마다 강조하는 것 아이들이 꼭 나에게서 배우고 갔으면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수업시간에 매력적으로 보였던 나 자신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 그것을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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