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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교진 Jan 28. 2021

욕망을 들추는 바이러스

코로나와 한국 교회


코로나가 한국 교회의 욕망을 끄집어내고 여기저기서 활동해 온 괴물들의 실체를 드러낸다고 하지만, 우리 안의 성공과 안위에 대한 욕망을 더 비판하고 돌이켜야 하지 않을까.


잘 누리는 게 축복이라고 여기면서 더더더 최고로 누리려고 이웃의 아픔을 외면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세월호 고통을 남의 일로 여기고 심지어 지겹다고 하면서 집 사고 자녀 명문대 보내는 것을 제일 우선순위에 놓은 이들이 교회 안에 얼마나 많은지.


외형적으로만 성장한 한국 교회가  혐오로 살아온 세월이 돌을 맞은 것이다. 당연한 수순을 코로나가 앞당겨  것이고 지금 필요한 것은 예수가 누구이고 내가 예수를 믿는  믿음이 무엇인가 하는 진지한 회의와 자성이 아닐까.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인간을 맹신자로 만드는 법은 바쁘게 살게 하고 세상에서 성공하게 하여 시간이 없도록 만들면 된다는 대목이 있다. 제대로 신앙을 회의하고 고민할 시간과 마음을 빼앗는 것이다.


지금 한국 교회가 맹신자로 가득하고 무엇을 믿는지조차 생각해 본 적 없는 친목회와 네트워크로만 형성된 것은 세상에서 너무 성공했고 성공지향적 욕망을 신앙으로 위장하며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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