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치료센터 입소 3일째

2021년 7월 특별한 여름, 익숙해지기 시작하다

by 황교진

코로나 확진 소식 글을 처음 올린 후 수많은 댓글을 읽다 보니 두통이 많이 사라졌다. 피로감도 줄어 역시 나는 소통하는 인간이구나 생각이 든다.


집에서 챙겨 온 EBS <Easy Englisg> 영어 회화 주말분을 공부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불편한 좁은 방의 싱글침대지만 잠은 잘 오는 편이다. 한방에 같이 지내는 룸메이트 아저씨는 늘 먼저 주무셨다. 어제 하루 같이 지내면서 알았다. 덤프트럭 운전이라는 업무를 하다 보니 핸드폰 벨과 수화 음량을 최대한 크게 해 놓고 지내야 편하다는 것을. 그분의 큰 벨소리와 스피커폰과 다름없는 수화 음량을 이해하게 되었다. 맥락을 알고 이해하니 훨씬 가볍게 넘어가게 된다.


6시에 눈이 떠졌다. 어차피 일어나서 할 일도 없어 침대에 계속 누워 있었다. 덤프 아저씨도 계속 주무시길래 내가 깨서 소란스럽게 하는 게 폐가 될까 하여 그분이 깨실 때까지 누워 있다가 문밖에 아침 도시락 갖다 주는 소리에 일어나 식사를 가져왔다.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먹어야 하는 식사는 곤혹스럽다. 차라리 샌드위치를 줬으면 좋은데. 도시락 품질도 아침이 가장 별로다.


먹는 둥 마는 둥 조금 오물거리다 그대로 폐기물 통에 넣었다. 밖에 나가 달리기를 하고 싶은 생각을 참는 게 괴롭다. 덤프 아저씨가 샤워와 빨래를 하시는 동안 나는 스트레칭과 스쿼트, 푸샵을 좀 하니 개운해졌다. 화장실 나오셔서 내가 씻고 빨래를 하러 들어갔다가 청소부터 해야 했다. 어차피 이곳에서는 두 사람이 방을 공유하며 밀접 접촉이 이뤄지니 생활패턴이 다른 것을 순응할 수밖에 없고, 그냥 내가 뒷정리해 가며 사는 게 낫겠다고 마음먹었다. 불편한 게 있어도 친 형님이라 생각하기로.


아침 8시, 오후 5시 두 차례 체온을 체크하여 생활치료센터 앱에 남겨야 한다. 체온은 입소 전부터 정상이었다. 새벽에 지인이 보낸 긴 문자를 확인했다. 지인 동생네 가족과 자기 가족 모두 고생한 이야기를 보내주었는데, 양성 진단받고 생활치료센터 들어가 격리 기간 끝났는데 아이가 걸려 보호자로 다시 동반 입소한 대목에서 가슴이 무너지며 읽었다. 끝날 때까지 끝나는 게 아니구나. 아이가 양성이면 정말 복잡해진다. 제발 그런 일은 없기를.


냉장고가 없어서 시원한 물은 못 마시지만, 방에 넣어준 미지근한 생수를 자주 마시고 있다. 책으로 시원함을 대신하고 싶다. 밀리의서재를 두 달 이용하다가 끊었는데 다시 구독해야 하나, 리디북스로 갈아타서 비교해 볼까 생각 중이다. 밀리의서재는 만 원이었는데 재구독하려니 12,000원으로 올랐다. 2천 원 올랐는데도 선뜻 재구독에 손이 가지 않는다. <매일성경> <Easy English>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외에는 가져온 책이 없어서 전자책을 보려면 하나를 선택해긴 해야 한다.


아침에 둘째와 통화했다. 가족들은 잘 지내는 것 같다. 이 아이만 아빠의 안부를 묻는다. 그래서 막내가 예쁜 거겠지. 2021년 7월은 특별하게 보내게 되었구나.

2021.07.12





이런 도시락 3끼가 제공된다. 다른 간식이나 음료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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