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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vory May 12. 2023

심리상담사를 믿지 마세요.

성범죄 전과자도 심리상담센터를 열 수 있어요.

과거에 비해 '심리상담'의 문턱이 많이 낮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상담센터를 찾아가기 전에 반드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다음은 전과자 심리상담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들이다.



심리상담은 보통 1대1로 단둘만의 공간에서 이뤄지므로, 전과자가 심리상담센터를 연다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심리상담을 찾는 분들은 마음이 힘든 상태고, 대개는 상담사에게 마음을 터놓고 의지하거나 신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 상태에서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특히 위험하다. 현재로서는 사실상 '누구나' 상담센터를 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이들은 결국 내담자들이다.






그렇다면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상담사는 믿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답은 No다.

시중에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이 너무 많고, 그 중 몇 가지는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누구나' 취득할 수 있을 만큼 어렵지 않다. (그러니 전과자조차 본인 자격을 간판에 내걸고 상담소를 열고, 내담자를 받는 것이겠지) 어떤 직업이든 간에, 쉽고 빠르게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왕도는 없다.



심리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입고, 마음의 상처가 그야말로 곪은 내담자들을 나역시 보았다. 상담사 본인의 가치관이 너무 강해서 내담자에게 강요하는 경우, 빠른 조언을 해주기에 급급한 경우, 내담자의 심리상태에 대해 함부로 진단하는 경우, 상담사가 공격적이거나 날카로운 경우 등  너무 많다. “그래도 부모님께 효도해야죠.”, "결혼해서 애는 낳아야죠.", "엄마의 마음은 그게 아닐 거예요.", "왜 그 상황에서 바로 반격하지 않았어요? OO님 탓 아니에요?" "그말은 좀 모순적인것 같은데요?" ‘전문가‘라고 믿었던 상담사에게 받은 상처이기에 그 생채기는 더욱 아프게 새겨진다. ‘역시 내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의 문을 더욱 굳게 닫고 도움을 청하려는 시도조차 포기하게 된다.



급기야 어떤 ‘상담사’들은 전화상담을 하면서 tv를 켜둔다든지, 상담 중에 상담사가 화장실 용변 보는 소리가 그대로 들렸다는 경우도 있었다. 상담사의 태도에 내담자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내가 이런 대우를 받을 만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에 더욱 자괴감이 들어 한없이 울었다고 했다. 그 '상담사'가 잘못했다. 내담자는 이런 대우를 받아선 안된다. 





상담사를 찾을 때, 무조건 심리 상담 자격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어쩌면 핵심적인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질보다 양으로, 많은 자격증을 가지고 현혹하는 것이다. 의사 면허증을 가진 사람이 간호조무사 자격을 굳이 취득할 필요가 없는 것과 같다. 또한가지, 보통은 상담비가 비싸면 그만큼 좋은 상담가이겠거니,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이것도 흔한 오해다. 심리상담 비용이 비쌀수록 상담사가 유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타 상담사들보다 너무 비싼 상담비를 요구하는 사람은 경계하는 것이 옳다.



그러면 어떤 자격을 가진 상담사를 찾아야 할까? ‘정신보건임상심리사 1급/2급’, ‘임상심리전문가’, '한국상담심리학회'의 자격이 있다면 공신력 있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글자라도 다르면, 혹은 글자의 순서가 다르면, 그건 전혀 다른 자격증이다. 




사실은 나도 지금까지 많은 내담자들을 실망시켰다. 앞으로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늘 조심스럽고, 지금도 세미나와 교육, 학회에 참석하며 전문성을 더욱 향상시키려 노력한다. 다시 말해, 위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100% 만족스러운 상담을 제공하리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치료하러 갔다가 오히려 병을 얻고 나오게 되는 위험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전문성을 가지고 심리치료하는 '전문가'들과 상담하기를 바란다.

제목을 조금 고쳐야될지 모르겠다. ‘전문가가 아닌’ 심리상담사를 믿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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