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버티는 가장 단순한 방법
꾸준히 출근하는 직원에게 월급을 주지 않는 사장이 있다면 어떤가요? 세상에 그런 못된 사장이 있나, 생각만해도 울컥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받아온 아이에게 칭찬이나 위로의 한마디 해주지 않는 부모는 어때 보이나요? 너무 냉정한 부모로 느껴집니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우울하고 기가 죽고 자신감이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을 거예요. 이런 사장과 부모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상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악덕사장, 냉정한 부모가 나 자신이라고 한다면 어떤가요?
삶에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우울한 건 아니지만 '왜 살지?'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인생을 재미 있게 살기 위해서는 보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세상이 주는 보상은 너무 짭니다. 한달을 꼬박 일해야 급여가 주어지고, 몇 개의 프로젝트를 성실히 임하고 좋은 성과를 거두어도 진급이 될까 말까 합니다. 더군다나 지각하지 않고 출근하기, 가족들을 위해 밥차리기,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 빨래 돌리기처럼 당장의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행동으로 일상은 돌아갑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 자신에게 스스로 보상을 줘야 합니다.
보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주어질 수 있습니다. 출근길 좋아하는 카페에 가 음료를 한 잔 마시는 것, 여행을 떠나는 것, 관심 있는 영화가 개봉하면 보러 가는 것, 평소 배우고 싶던 운동이나 악기를 배우는 것 등이지요. 돈이 안 드는 보상도 물론 가능합니다. 육아에 지친 나를 위해 집 근처 공원을 홀로 걷는 것, 일찍 일어나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 보고 싶던 친구들을 만나 아무 생각 없이 웃고 떠드는 것, 노을이 멋진 하늘을 보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보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보상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것에서 옵니다. 오늘 하루 나를 위한 행동은 무엇이 있었는지 돌이켜 봅시다. 가족, 상사, 동료를 위해 양보하거나 희생하는 선택을 주로 해왔다면, 의식적으로 나를 위한 선택을 한 번 해보세요. 대단한 것이 아니어도 충분합니다. 의식적으로 나 자신을 위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에너지 충전 효과가 좋습니다.
보상행동에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 잘해야 되는 거 아닐까?', '이정도로 보상을 주기엔 아직 부족해', '생산적으로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한가로이 취미 생활을 해도 되는 걸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경우입니다. 자신에게 너그러운 태도를 보여주세요. 기계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잠시 식히고, 기름칠을 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요. 적절한 보상 없이 계속 생산성만 추구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문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인생이 왜 재미가 없지? 하구요.
보상을 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보상행동이 궁극적으로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어선 안됩니다. 예를 들면 술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 고생한 나를 위해 술을 마신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알코올의 이완효과는 당장의 괴로움을 잊게 만들어 주지만, 머지 않아 갖가지 건강 악화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또한 알콜 분해 과정에서 각성 상태를 유발하여 불면, 피로 증세를 악화시켜 이것이 또다른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생한 나를 위한 '선물' 명목으로 하는 충동구매 역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쇼핑 후 일시적으로 만족감을 느끼지만, 물질로 채우는 만족감은 오래 지속되지 못합니다. 아무리 많이 사들여도, 어떤 값비싼 물건도 공허한 마음을 충족시킬 순 없습니다. 더욱이 머지 않아 카드값이라는 부메랑이 돌아오고, 이는 자책감과 후회를 더 크게 느끼게 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보상행동은 중요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악덕 사장이 되지 마세요. 자기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세요. 세상의 보상이 짜더라도 내가 나에게 보상해주는 것으로 오늘을 무사히 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