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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유 Dec 05. 2024

일상 속 진상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3가지 방법

이기는 싸움은 싸우지 않는 싸움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양한 진상들을 마주친다. 고객을 응대하는 자영업이나 서비스직에서는 진상손님으로 인한 감정노동의 문제가 두드러지고, 비단 자영업과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일하는 직업들, 예를 들면 경찰, 소방, 민원 응대인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진상과의 만남을 피할 수 없다. 사무직이라 할지라도 방심할 순 없다. 거래처의 담당자가 진상일 수 있고, 나의 상사가 진상일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진상을 만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진상을 전적으로 피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현명하게 상대하는 것은 가능하다. 진상을 어떻게 대처하는 게 똑똑한 방법일까? 여러 방법이 있지만 여기서는 세 가지 정도만 살펴보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상과 싸우려 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상대가 진상처럼 행동할 수 있는 데는 십중팔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미지를 훼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하는 손님이거나, 그다지 아쉬울 게 없는 거래처 담당자이거나, 혹은 나의 상사이기 때문에 나보다 사회적, 맥락적 지위의 우위를 점한 자들인 것이다. 입장에 따라 진상 행동을 하다니, 정말 치사하고 아니꼬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싸워서는 안 된다.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손해를 끼쳐온다. 당장의 통쾌함을 느끼기 위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뿐이다. 진정으로 이기는 싸움은 싸우지 않는 싸움이다.



둘째로는 고객이 나에게 화가 난 게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상대가 나에게 큰소리치고 있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진상 고객의 분노는 나 때문이 아닌 경우가 많다.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화를 내며 토로하고 있는데, 하필 그 사람 앞에 내가 있을 뿐이다. 그 진상은 내 옆 사람이 응대했어도 이렇게 화를 냈을 것이다. 나를 향한 분노가 아닌데 내 기분이 상할 필요가 있겠는가.



때로는 그저 진상 고객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저도 이런 건 당연히 들어드려야 맞다고 생각하는데, 방침상 그렇게 안 된다고 하네요. 정말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가능하다면 다음 회의 때 이에 대한 불만이 있었음을 말씀드리고 시정할 수 있도록 얘기해보겠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당신 말이 맞다고 동조해주는 사람에게 계속 화를 내는 건 쉽지 않다. 맞장구를 쳐주고 공감하는 표현을 함으로써 상대의 분을 잠재울 수 있다.



세번째로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하는 말에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길에서 술 취한 사람이 나에게 ‘미X놈’이라고 욕을 한다면 화가 나는가? 나에게 해코지를 할까 봐 조금 두려울 수는 있어도, 그로 인해 자존감이 무너지거나 상처받지는 않는다. 조금 놀라긴 하겠지만, 자리를 피하고 도망가면 끝이다. 오히려 ‘쯧쯧, 날도 추운데 안 됐네’ 하며 측은지심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가 만나는 진상들도 어쩌면 조금씩 제정신이 아니다.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하는 말에 일일이 상처받지 않아도 된다. ‘일이 많이 힘든 가 보네’, ‘히스테리가 심한 걸 보니 안 됐네’ 하고 넘기는 편이 낫다.



세 가지만 하려 했지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꼽는다면 바로 적절한 사과다. 조상님들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내가 잘못했다면 사과해라. 미안하다고 말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잘못을 인정하면 쉽게 끝날 일을, 빙 돌아서 멀고 힘든 길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 사과도 용기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다. 진심 어린 사과는 오히려 나를 성숙한 사람으로, 솔직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보이게 만든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진상을 현명하게 대응하게 될 당신을 응원한다.







대한데일리에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 

https://www.dh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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