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일 후 너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있을까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쿠바에서 인사드립니다.
어느새 이곳에 온 지 160일이 지났습니다. 앞으로 제게 남은 날은 약 40일입니다.
하루하루 가는 것이 더욱더 아쉽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갈 날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나 봅니다. 숫자로 확인하니 더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시간에도 가속도가 붙는지 어쩜 이렇게 점점 더 빨리 갈까요?
저의 깡총했던 꽁지머리는 이제 어깨를 넘어가고 희었던 피부에는 주근깨가 조금 생겨버렸습니다.
쿵 짝 쿵 짝 처음에 어색하게 느껴졌던 쿠바 음악은 어느새 제 플레이리스트를 꽉꽉 채우고 있네요.
돌아갈 시간이 성큼성큼 다가올수록 점점 더 쿠바와 작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발에 남아버린 샌들 자국처럼 저 또한 서서히 쿠바에 물들었나 봅니다.
저에게 쿠바는 6개월 이상 체류한 세 번째 스페인어권 국가입니다.
2013년 파라과이 1년, 2015년 스페인 1년 그리고 2016년 쿠바, 조금 모자란 7개월이지요.
마음속 개인적인 순위는 조금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치안을 고려했을 때 살기 좋았던 순서대로 나열해보자면 스페인-쿠바-파라과이입니다. 물론 갔던 시기, 목적, 머물던 지역 환경에서 오는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비교가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지만요. 그중에서도 쿠바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짧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유난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랑했던 쿠바를 더 잘 기억하고 나누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쿠바 여행 정보를 얻고자 하시는 분들께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제가 경험한 소소한 쿠바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경험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며,
'지극히 주관적인 200일의 쿠바'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2017.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