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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랑 Jul 28. 2017

일기29_노력한다고 되나

행복이라는 게 그렇냐는 말이다





누군가의 SNS에서 아기 사진을 보았다.

평소에 아기들에게 그다지 관심이 크지 않은 나이지만 이 녀석은 어쩜 그렇게 잘 웃는지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보는 내내 나도 웃는다. 몇 시간을 내리 보고 있다.


오구오구

뭐가 그렇게 좋아

아이 좋아

아이 이뻐


아기 엄마 사진을 보니 곧장 이해가 간다. 엄마가 참 밝게 웃는구나. 엄마 미소에 아기가 따라 웃는구나.






덕분에 나는 지난밤에 잠을 설쳤다.

아기 엄마는 어떤 인생을 살(았)기에 저리도 환하게 웃을까. 나는 객관적으로 보아도 저렇게까지는 웃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보일까, 타인의 눈에. 나는. 어디에서 무얼 하며 살아야 행복할까. 지금부터 노력하면 나도 행복할 수 있을까. 단순한 주제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멈출 줄 몰랐다.


행복이 노력한다고 되나. 남의 행복하고 내 행복이 같을 수 있나. 답은 뻔히 알고 있으면서 괜한 고민을 한다. 조급해서 그렇다. 남들은 다 '보통'과 '평균'의 길을 가는데 나만 그렇지 못하니 조급할 수밖에.


나는 내 나름의 행복을 누리지만, 남들과 다르게 살기 위한 거창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의 평범이 부러운 게 솔직한 마음이다. 그러나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면 욕심 내지 않으련다. 같잖게도, 내가 이토록 늦게까지 누리는 이 자유를 마치 내 손에만 쥐어진 아름다움으로 포장할 생각도 없다.


그러니 오늘 밤에는 설치지 않고 푹 자련다. 어차피 노력한다고 잡히기나 하냐는 말이다. 행복이라는 그놈이.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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