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11_중국어 너란 언어(下)

드디어 벗어난 기초의 수렁

by 일랑




수강신청 전 그렇게도 고민하던 중국어 수업이었지만 어느덧 초급과정 수료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여기저기서 들었던 기초수업은 학원에서 짜 놓은 4단계 중 2단계까지에 해당되어, 나는 세 번째 단계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 수업에 비해 학원은 확실히 외울 것이 많고, 그래서인지 심적인 압박이 있기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속도감 있게 진도가 나가는 느낌이다.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정말 흡수가 빠르다. 수업이 없을 때는 교실 밖에서 이것만 공부하는 건가 할 정도로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걸 놓치는 법이 없다. 회사를 다니며 숙제를 하고 수업에 빠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나에게는 그들의 학습능력이 부럽기도 하고 부담되기도 하지만 어쩌겠나, 때늦은 공부를 하는 날 탓할 수밖에.




직장인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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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출근 전에 있었던 일본어는 4개월 동안 지각 한번 하지 않았는데 퇴근 후 하는 중국어는 열 번 중 두 번은 빠지게 된다. 계획에 없던 오후 외근 등 갑작스러운 스케줄의 변동 때문이다. 워낙 진도가 빠르기 때문에 결석 한 번으로도 체감하는 공백이 크다. 다행히 내가 듣는 수업의 선생님은 미리 얘기하면 수업을 녹음한 파일을 공유해 주기 때문에 교차수업을 가지 않고도 진도를 어느 정도 따라잡을 수 있다.




교육과정과 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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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학원은 자체 개발한 교재로 수업을 진행한다. 여기에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만든 부교재를 병행하여 수업하는데, 부교재는 선생님에 따라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지난 수업에서 숙제로 주어진 단어를 외우고 수업에 들어가서 문법-본문-듣기로 이어지는 수업을 챕터마다 반복하게 된다. 수업이 끝나면 메신저로 다섯 문장 정도의 작문 숙제가 주어진다. 크게 따라가기 어려운 진도는 아니었으나 같은 반 학생들 중 몇 명이 아직 병음이 숙달되지 않아 보였다. 이것은 1단계부터 한 달씩 급속도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병음 정도는 스스로 따라올 수 있도록 보충한다던지, 과정을 다시 들어 기초를 튼튼히 한 후 단계를 진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 경험상 기본이 되는 병음이 익숙하지 않으면 그다음 배우는 지식의 흡수가 더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선생님은 자꾸 고쳐주기 때문에 다른 부분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내 경우 (타의에 의해) 기초만 세 번 들었기 때문인지 병음이나 발음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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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적인 문법을 배우는 네 단계를 수료하고 나면 HSK나 회화반에서 학습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회회 만 오랫동안 하는 경우 문법이 약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발전 속도가 더뎌짐을 느끼고 시험반에 가면 그 반대로 회화가 모자라니 아는 문법을 실제 상황에서 사용하기 어려워한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 명확한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들었던 3/4단계를 다시 한번 들을 의향도 있다. 한편으로는 지난 반년 간 회사와 학원을 병행하면서 피로가 많이 쌓인 터라 한 달 정도는 쉬는 것도 고려중이다.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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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느낀 것은, 여건이 될 때 무조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달 전 내가 일본어를 쉬고 중국어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 단계 일본어 수업시간이 맞지 않아서였다. 내가 회사 수업에서 학원으로 전향한 이유는 학생들의 포기로 반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또 학원 중국어 3단계에서 4단계로 올라갈 때 반 학생이 더 늘어나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주변 학원에서 해당 레벨의 반이 정원 미달로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내가 하고 싶을 때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다닐 수 있는 시간에 나에게 맞는 난이도의 수업이 있다면 다른 조건을 너무 많이 저울질하지 말고 일단 시작부터 하길 바란다.


중국어 같은 경우, 학원에 다닌다 해도 일본어에 비해 스스로의 노력이 조금 더 더해져야 함을 느꼈다. 우리나라와 거의 동일한 문법의 일본어와 달리 중국어의 문법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울 때까지 연습해야 함은 물론 그때그때 복습이 매우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 같은 레벨을 다시 듣는다 해도 이 부분이 보강되지 않는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두 달간의 중국어 기초 3-4 레벨은 아쉬움을 남겼다. 아침보다 저녁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내 문제이기도 하고 중국어라는 언어의 특성이기도 한 것 같다. 일본어를 배울 때 여행을 계획중었던것과 달리 중국으로의 여행이나 출장의 여지도 없으니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다행히 J팝보다는 중국가요가 더 맞는 것 같으니 당분간 노래를 듣는 걸로 그나마 공백을 좀 줄여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