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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랑 Jun 05. 2017

일기10_느리게 나는 길

당신에게로 향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적으로 생긴 길은

자로 잰 듯 곧지 않다


사람에게 향하는

인위적이지 않은 마음도

삐뚤빼뚤 느리게 난다




당신에게 향하는 길이

유난히 굽이쳐 돌아간다면

그만큼 조심스럽고

진심 어린 마음이라

이해해주기를


갈래길에서 고민하느라

한참이 걸리기도 하고

굴곡진 모퉁이를 도느라

잠시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쉬지 않고 열심히

내딛는 중이니




물론 그 모든 길이

목적지를 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과정마저 없었다

부정하지 않기를


그래도 그럼에도

이 길 끝에, 아니면

저 모퉁이 너머에

당신이 서 있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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