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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주Ivy Nov 12. 2022

당신에게 먹는다는 것은?

매일 먹는 것이 귀찮은가요 감사한가요?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질문을 당신에게 한 적이 있는가?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은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 먹는 것으로 느끼는 행복이 크게 차지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살기 위해 먹는 사람은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끼니를 때운다라는 마인드가 강하다.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지금은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 먹는다.

다이어트 강박에 먹고 싶지 않은 닭가슴살과 고구마로 매일을 버티다가 음식의 노예로 전락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활력을 얻기 위해 먹고 싶은 것을 행복하게 먹는다.


인생을 걸어 나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이벤트들에 빠지지 않는 것은 음식이다.

케이크가 없는 생일, 맛있는 저녁이 없는 기념일, 디저트가 없는 파티는 상상만 해도 김이 빠진다.

음식은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진하게 남기기 위한 최고의 도우미다.

남산타워가 눈에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사랑이 싹틀 수 있고, 엄마의 생일 한상을 차려주며 마음을 표현할 수 있고, 딸과 쿠키를 만들면서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길 수 있게 돕는다. 세상에 이런 도우미가 어디에 있을까?


대식좌와 소식좌 관련 영상이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먹은 후에 죄책감과 불안감을 가지지 않고 자신이 행복할 만큼 먹는다면 대식좌이든 소식좌이든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가치관과 몸의 소화능력에 따라먹는 양이 정해지기 때문에 식사에서 누가 맞고 틀리다는 법은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나라 법을 우기는 꼴이 난다.

  

폭식증으로 음식에 지배받던 내가 몸의 신호를 듣기 시작하면서부터 먹고 싶은 음식을 주체적으로 선택해 먹기 시작했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폭식증으로 눈에 보이는 음식과 디저트를 마구잡이로 먹었을 때는 나 역시도 마구잡이 인생으로 불안정했다.

매일 살아가고 있는 나를 위해 어떤 식감을 가진 식재료로 미각을 기쁘게 할지 묻기 시작했다.

그날 아침에 떠오르는 식재료부터 시작했다. 고구마가 생각난다면 어떤 식감을 원하는지, 어떤 조리법으로 된 것이 먹고 싶은지 물었다.

샌드위치가 먹고 싶다면 어떤 야채와 단백질의 조합을 먹고 싶은지 묻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대부분 몸이 원했던 음식이다.


수많은 광고 속에 노출된 음식들에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식감과 맛에 귀를 기울여 주체적으로 음식을 선택을 하는 것이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이 가진 위대한 능력 중 하나인 소화는 영양분을 공급받아 매일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줄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맛을 느낄 수 있는 행운을 가지도록 해준다.


먹는 것이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이므로 어느 누구든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먹어야 한다.

생각할 수 있는 힘,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힘, 풍요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힘은 먹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매일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미각 때문에 '오늘은 뭐 먹지?'라는 질문에 많은 돈이 식비로 들지만 쳇바퀴 같은 일상에 새로움을 선물하는 설렘을 가져다 주니 샘샘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음식이 욕망을 채우는 도구에서 삶에 원동력을 주는 존재가 되자 음식이라는 녀석을 모든 방면으로 바라보고 다른 나라 음식들도 공부하고 싶어졌다. 음식과 좋지 않은 관계를 가진 모든 분들께 용기를 주고 싶어졌다. 어떻게 시작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부와 명성을 이루거나 머리가 좋은 과학자든 시간이 지나면 배가 고프며 굶주리면 식탐이 생긴다. 이들 또한 잘못된 식습관으로 건강이 무너지면 병이 생긴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스스로의 음식 양을 알고 좋아하는 음식 재료들과 식감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몸에 맞는 음식을 택할 수 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참지 말고 신호를 잘 들어주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음식이 자신을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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