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옷 입지?

by 미카엘

가족 단톡방에 알림이 떴다. 아들이었다.

"저 진지하게 만나는 사람 있는데, 집에 인사드리러 갈까 해요."


문장을 두 번 읽었다.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게 뭐라고.

심장이 문장보다 먼저 반응했다.


서른을 넘긴 녀석이다. 연애에 능숙지 못한 건,

닮지 않았으면 했던 내 모습을 쏙 빼닮아서다.


아내는 종종 닦달했다. 왜 사람을 안 만나냐고.

나는 말렸다. 저만의 속도가 있는 거라고.

그랬던 아들이, 생전 처음으로 누군가를 내 앞에 데려오겠단다.


단톡방이 순식간에 소란해졌다.

어머, 언제? 어디서 만났어? 나이는? 같은 일 해?

쏟아지는 물음표들 사이에서 나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 딱 한 마디를 보냈다.


"처음이라 우리도 긴장된다. 네가 정말 아끼는 사람이라면, 편하게 같이 와라."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 틈을 타 막내딸이 툭, 농을 던졌다.

"나보다 예뻐? 설마 ^^"


몇 해 전, 아들이 물은 적이 있다. 어떤 며느리가 좋으냐고. 그때 나는 답했다.


"말을 곱게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사랑도, 부부의 연도, 결국은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고 지켜지는 것임을.

그것이면 충분하다. 뭐, 내 딸보다 예쁘면 더 좋고.


그나저나 큰일이다. 옷장을 열어본다.

무슨 옷을 입지? 적어도 아내보다는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할 텐데.

며느리 사랑, 나부터 받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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