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보러 갔다가 만난 이야기
벌써 새해라는 녀석이 코앞까지 성큼 다가왔다. 올 한 해가 벌써 두 달도 안 남았다는 생각에 화살 같은 세월의 무상함에 놀랐다. 이직하여 엊그제 출근한 것 같던 이 회사도 이번주면 1주년이라고 한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랴 일하랴 많이 바빴다
평소 무사태평한 나도 연말이 되면 괸시리 헛헛하다. 새해에 짰던 계획은 잘 해내었는지 얼마큼이나 와 있는 건지. 덧없는 세월 때문인지 쌀쌀한 가을 날씨 때문인지 연말 러시 때문인지 뒤숭숭한 마음에 회사 근처로 타로카드를 보러 갔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못한 이야기들이 왜 어째 갑자기 처음 보는 아저씨 앞에서 고해성사하듯이 술술 나오든지. 나도 참. (샤머니즘 좋아하는 선데이 크리스천의 하루. 회개는 참 잘한다)
타로 마스터와 세상 사는 이야기. 요즘 고민거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이야기하다 보니 타고난 성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저마다 타고난 그릇대로 생긴 모양대로 성향대로 순리대로 사는 게 인생인데 소유론적인 관점이 아니라 존재론적 관점이 있는 사람은 더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자주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
이어서 인생 짧다는 으르신? 포스를 뽐내시며 죽을 때 눈감을 때 돈 번거 싸 짊어지고 갈 거냐고 한소리 하셨다. 부질없는 것들에 미련 욕심을 크게 갖지 말라고. 나이 들고 때가 되면 사랑했던 것 체험 관계에서 느꼈던 그 충만함만 그 감정만 남게 된다고.
고민 많은 나에게 툭 말씀하셨다
“뭘 어렵고 무겁게 생각해요.
가볍게 생각하면 되지.
행복은 가벼운 거예요. 그냥 가볍게. “
무거웠던 머리가 툭 하고 던진 그 말에
너무나도 순식간에 가벼워졌다
행복은 가벼운 거구나
가볍게 생각하면 되는데 내가 나를 스스로의 감옥에 옥죄어 넣었구나.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하루.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몸도 마음도 가벼울 때
행복감이 충만했었지 내가. 덧없는 생각으로 괜스레 나를 옥죄지 말고 오늘도 가볍게 생각하자. 내일부터 주역을 좀 읽어봐야겠다.
행복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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