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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기녀 Sep 19. 2023

봉선화 꽃이 온다

늦여름 나에게 와준 꽃 


늦 여름. 꽃씨를 몇 개 사서 뿌렸다. 

코스모스. 과꽃. 봉선화. 


이름도 아리따운 봉선화. 

그 씨앗은 어느덧 뾰족뾰족하고 귀여운 새싹이 되었고 

새싹은 다시 듬직한 줄기가 되었고 

줄기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찬란한 햇빛을 받으면서

보약이라도 달여 마신 듯 성장기 청소년처럼 무섭게  자라났다 


이제나 저제나 꽃이 피려나 하고 화분의 흙이 마를새라 물을 부지런히 주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창문을 열어보니 

맙소사. 





빠알간 봉선화 꽃이 나에게 왔다 

반갑다 봉선화 그대 

개화시기가 10월 초까지는 계속된다고 써 있었는데  


봉선화 꽃이 그렇게 나에게 왔다 

장미 100송이를 선물 받은 것보다 더 마음이 한 가득 뭉클하고 기뻤다 

애타게 기다렸던 마음 때문이었을까 

예고없는 서프라이즈 


조물주의 허락 덕분에 씨앗이 꽃이 되어 그렇게 귀하게 나에게 찾아 왔다 



일전에 어느 영상에서 "사과꽃이 온다"라는 것을 본적이 있다 

시골에서 한 평생을 농사를 짓는 어느 작은 마을의 사람들의 말인데 

엄동설한에도 농부는 비가 오나 눈이오나 땅을 가꾸고 열심히 농작을 하고서도

"사과 꽃이 핀다"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 

아무렴 조물주의 허락없이는 사과꽃이 저절로 스스로 피어내질리가 없다고  


자연의 섭리대로 

나에게도 봉선화 꽃이 왔다 

고운 내님이 온 것처럼

귀한 아이가 찾아 온 것 처럼 

그렇게 내게 왔다 



아니! 다음날 또 눈을 떠보니 

발그스름하게 부끄럼 타는 듯한 

또 다른 색의 봉선화가 수줍은 새색시처럼 발그레 웃으며 나에게 왔다 




이제 처서도 지나고 

여름의 끝자락

아니 이미  가을인데

저 손톱에 봉선화 물 좀 들여도 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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