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의미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결혼준비를 시작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수백 번은 했던 인사. 결혼 준비를 돕는 웨딩디렉터로 일하며 많은 예비부부를 만났고 인사를 건넸다. 밝은 인사로 시작한 결혼 준비는 시작의 설렘과는 다르게 과정이 험난하다. 준비할 게 많아 결정의 연속이고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복잡하다.
상담을 시작하게 되면 다양한 반응의 예비부부를 만날 수 있다. 생각보다 복잡한 준비과정에 대한 당혹감 "이렇게 준비해야 하는 게 많은가요?". 또는 앞으로 함께 할 과정에 대한 설렘과 기대 "얼른 시작하고 싶네요. 뭐부터 하면 될까요?" 등 모두 다르다.
이렇게 준비해야 하는 게 많은가요?
얼른 시작하고 싶네요! 뭐부터 하면 될까요?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의견이 다르고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엉킨 매듭을 푸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듯 생각의 차이를 좁혀가는 방식도 예비부부마다 다르다. 이 과정에서 잘 풀고 더 돈독해지기도 하고 차이를 좁히지 못하기도 한다.
이렇게 수많은 결혼 준비를 돕고 지켜보며 '결혼의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생겼다.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게 결혼일까.
평생을 함께 할 인생의 짝꿍을 찾는 것이 결혼일까.
한 커플의 결혼 준비를 무사히 마치고 결혼식에서 행복한 신혼부부를 보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게 결혼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근차근 과정을 통과해 결혼한 그들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게 아닐까 한다.
반대로 결혼 준비를 하다가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커플이 간혹 있다. 무수한 결정의 과정에서 서운함, 생각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태도 등 미묘한 감정들이 증폭되면서 오는 결과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이 결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로가 달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맞춰갈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까.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손해를 봐도 좋다'라는 생각이들면 그때부터 시작이야
손해를 보는게 하나도 아깝지 않을 때
계산기 자체가 두드려지지 않을때
속이는 걸 알면서도 속아주고 싶을 때
- '연애의 발견' 중
드라마에서 좋아하는 대사다. 결국 결혼의 의미는 서로를 이해하고 손해도 감수할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마음이 맞고, 내 짝꿍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결혼까지 이어지진 않는다. 결혼하는 많은 커플을 보면 성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달라도 서로에게 맞추려고 노력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또, 결혼한 지인들에게 들어보면 결혼생활도 서로에게 맞춰가는 과정이고 자신들도 그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많은 결혼을 보았지만 아직도 결혼의 의미에 대한 정의는 모른다. 생각해보면 사람마다 결혼의 정의가 달라서 정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 중에 두 사람이 만났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그 관계가 발전하든 그렇지 못하든 그 자체만으로도 인생에 있어서 좋은 일이다. 그리고 꼭 결혼이 관계의 발전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상대방에 대한 확신이 드는 순간이 있다면 결혼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새로운 모습과 매력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