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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달이 Feb 07. 2022

막힐 땐 언제나 '암기'

공부 잘하는 사람 되기(3-2. 모든 공부의 완성은 암기.)

공부를 할 때,

'이해'가 중요하냐? '암기'가 중요하냐?

'이해'부터 하고 '암기'를 해야 하나 '암기'부터 하고 '이해'를 해야 하나?


이 질문은 마치,

치킨이 맛있냐?, 달걀이 맛있냐?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이와 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닭이 있어야 닭알(달걀)을 낳을 수 있고,

달걀이 있어야 달걀에서 병아리가 태어나 자라서 닭이 될 수 있다. 어느 것이 먼저이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 말할 수가 없다. 이해와 암기는 공부를 할 때 학습을 통해 성장하기 위한 수단의 양대산맥이다.


암기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해하지 못하면,

암기한 것을 상황이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용시킬 수 없고,

아무리 내용에 대한 이해를 했어도 암기를 하지 못하면,

어렴풋한 개념을 서술하기가 어렵고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여 정확성과 객관성, 전문성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내가 공부한 내용을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으로나) 써먹기 위해서는 확실히 암기가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패완얼'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는데, '패션의 완성을 얼굴'이라는 뜻이다.

(그림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1669487#home)

오른쪽은 래퍼 비와이의 사진에 배우 박보검의 사진을 합성한 이미지이다. 난해한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더 멋있다. 공부에 있어서 암기도 이와 같다고 본다. '공부의 완성은 암기'다.


글쓴이는 이과를 졸업하여 아주 심오한 범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예과 때 유기화학, 생화학 등 이해가 더 필요한 과목도 공부하였고, 본과에 진입하여서는 암기가 공부 비중의 99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생물계열 과목을 공부하였다. 대학교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은 일단 내용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암기가 되지 않으면 그것은 내 것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기한 점은 이해가 되지 않아도 정말 토할 것 같은 심정으로 억지로 암기를 하면 갑자기 그 내용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이다.


이해를 하고 암기를 화면 확실히 빨리 암기를 할 수 있고 정확한 용어적인 부분은 까먹기 시작하지만 개념적인 부분은 꽤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그에 비해 어떤 암기법도 적용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외우기만 한 내용이나 많은 양을 동시에 암기한 경우, 유사한 내용이 반복되는 부분을 암기한 경우에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금세 정확한 내용을 잊게 되었다. 암기된 지식은 확실히 '휘발성'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지식들은 따로 정리해두거나 반복해서 사용(남에게 가르치거나, 실제 생업에서 이용)하여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공부의 완성이 암기라는 의견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몇 가지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다.


첫째, 대놓고 암기과목을 공부하는 경우이다.

글쓴이가 지방직 공무원 7급 시험을 준비할 때, 제일 난관은 국사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이후로 국사 공부를 하지 않았었는데 7급 국사시험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암기할 내용의 양은 정말 엄청났다. 강의하시는 선생님마다 분량은 달랐지만 사료집까지 하면 대략 700쪽에서 1300쪽 정도 되었다. 너무 오랫동안 국사 공부를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사실 한 번 수업을 듣고 교재를 읽어서는 '이해'하기도 어려웠다. 짧은 시간 안에 문제를 풀 수 있는 정도 수준까지 암기를 해내기 위해 암기를 잘할 수 있다고 알려진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야만 했다. 9급 옛날 시험문제는 보기 중에 '틀린' 내용이 있었지만 점점 시험문제가 어려워지면서 문제에서 묻지 않는 답을 찾는 식으로 갔다가 나중에는 정말 같은 해 안에서 달(월)만 다른 사건을 물어보기도 했다. 그 외 컴퓨터 활용능력, 전기기사, 조경기사, 식품산업기사, 전기기술사, 소방기술사와 같은 자격시험, 교사 임용고시 등 합격 시 바로 직업과 연결이 되는 가능성이 높은 시험의 과목들은 대부분 암기를 기반으로 한다.


둘째, 이과 과목도 사실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암기과목이다.

수학은 이해가 중요한 과목으로만 알고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 사실은 수학과 같은 이과 과목도 암기가 정말 중요하다. 수학은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단계마다 다른 '개념'이 적용되고 이 개념을 문제를 풀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암기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느낌을 설명하자면, 문제풀이 강의를 듣는데 분명 내가 다 아는 개념만 가지고 풀이를 했고, 강의를 들을 때는 다 아는 느낌이었지만 막상 내가 그대로 그 문제를 풀려고 하면 '어? 여기서 어떻게 했더라?'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것은 문제풀이의 상황에서 내가 아는 개념들을 적용하는 순서를 모르거나 개념들을 적용하는 방법들에 대한 암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개념을 창조해낼 정도의 천재가 아니면 무조건 풀이 방법도 다 외워야 한다.) 글쓴이의 지인 중 서울대 물리학과에 재학했던 친구가 있는데, 물리 공식들에 대한 이해와는 별개로 모든 풀이 과정을 다 암기했었다. 그래야 시험을 칠 수 있을까 말까라고..


셋째, 정확한 암기를 하지 않으면 그 지식은 내 것이 아니다. (가치가 없다.)

여러 개의 정의를 쓰는 형태의 문제, 과정의 순서를 나열하는 형태의 문제, 공부할 때는 개념이 더 중요해 보여 개념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부했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다른 부분이 더 중요한 서술형 문제를 풀다 보면 (답을 쓰다 보면) 암기의 중요성과 그 배운 것을 통해 내 가치가 어떻게 결정되는 지를 알 수 있다. 정말 신기하게 5가지를 암기해야 하는 문제에서는 4가지는 확실히 기억나는데, 나머지 한 가지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4가지를 암기해야 하는 문제에서는 3가지는 확실히 기억나는데, 또 나머지 한 가지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에서도 어떨 때 당연한 것인데 헷갈릴 때가 있다. 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핵심적인 개념이라면 실제 필드에서는 나머지 아는 것이 가치가 없어진다. 한편, 내가 항생제의 작용기전은 다 외웠는데 어느 정도의 간격으로 어느 정도의 용량을 써야 하는지 외우지 못했다면 그 지식은 쓸모가 없어진다.


지식의 정확하고 빈틈없는 암기는 나에게 전문성을 부여해주고 그 지식의 활용범위를 넓혀 내 가치를 높여준다. (글쓴이가 느끼기에 어떤 것에 대해 정확하게 암기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 상당히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진다.)

출처 : 글쓴이(글쓴이가 생각하는 이해와 암기와 지식의 활용의 상관관계 모식도)


메인 이미지 출처 : https://sentya.tistory.com/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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