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어느 날(에세이)
나는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 서툴다. 어딘가 다듬고 매만져야만이 완전해지는 삶. 완전하지 않고 못 배기는 성미는 계속해서 나를 괴롭힌다. 언제야 나는 이 불완전하고도 고된 삶이 숙명이며 때를 기다리는 삶은 영원히 행복할 수 없고 평생토록 허물을 짐 지고 살아야 함을 수용할 수 있을까. 받아들일 수 없는 삶을 줄창 버티는 일이란 참으로도 지리하여 나는 버티는 것을 빌미로 까먹어버린다. 나를. 내 생활을. 그것은 제법 효과가 있어 잠시씩 그렇게 까먹는 걸 반복하다 보면 온종일이 지나 새벽이 찬다. 그러다 어떤 운 나쁜 새벽엔 불현듯 모든 것이 선명해진다. 오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