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2일 화요일
가끔 직장에 다니던 시절의 기분이 떠오른다. 함께 일하던 직원이 더는 못 하겠다고 말했던 날. 언제 화를 당할지 몰라 근무 시간 내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일을 더는 하고 싶지 않다고 그는 말했었다.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휴대폰에 뜬 알림을 보면서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그 자리의 직원이 그만둘 때마다 나는 한 번도 붙잡지 못했다. 그만두는 이유를 물어보는 일조차 미안했다. 내가 바꿔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책임져 줄 수 없었다. 그 자리의 직원이 제 몫의 일을 하고도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언사를 꾹 참고 견디는 동안 회사의 다른 부분은 무탈하게 돌아갔다. 다른 직원들은 그가 계속해서 잘 버텨주기를 바랐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커피 한 잔, 술 한잔 사준다고 무마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걸 알면서도 나는 커피를 사고 술을 샀다. 뭐 하나 더 줄 게 없을까 고민했다. 그렇게 자꾸만 그의 표정을 못 본 척했다. 내 업무에 치여 보지 못한 날도 많았다. 남의 일이니까, 그렇게 각자의 일을 하는 거로 생각해 버리고 말았다. 내가 고민해 봐야 무엇을 바꿀 수 있나, 그러다 외려 내가 그만두고 싶어질까 봐 걱정하곤 했었다. 그만둔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