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민주


헛헛한 저녁이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면서, 아니면 어묵탕에 소주, 그리고 실없는 농담과 헛헛한 마음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저녁을 보내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연락을 해볼까, 하다가 그럴 사람이 없어서 말았다.


실은 그럴 사람이 없다기보다 생각나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군가에게 거절당할 것을 상상하면서 그만뒀다. 겁쟁이 같으니라고.


낮에 글을 쓰고, 남은 시간엔 그림을 그리려고 했는데 글을 쓰면서 우는 바람에 그림 그릴 기운을 상실했다. 멍하니 앉아있을 뿐이었는데 여섯 시가 넘었다.


헛헛해라.


기운이 없다. 어제는 귀찮음과 피곤에 밀려 멍하니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은 이런 식으로 하루를 보낸다.


헛헛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괜히 떠넘기고 싶지 않았다. 내 헛헛함인데, 누구한테 이걸.


가끔은 의지하면서 지내도 좋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참 쉽지 않다.


사실 핑계고, 거절당하면 더 헛헛해질 마음을 겁내서 못하는 거다. 겁쟁이 같으니라고.


쓸쓸해라.


흠.


생각할수록 헛헛함이 강해져서 더 이상 무슨 말도 하지 못하겠다.


헛헛함을 남겨놓는 어떤 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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