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떤 짧은

추카뿌까

동생, 생일 축하해

by 김민주

지난밤에 또 약을 잘못 뜯어먹은 모양이다. 아마도 아침약을 먹은 것 같다. 아침약은 잠을 방해한다고 그랬다. 너무 졸린데 깊게 잠들지 못하고 설쳤다.


잠에 든 것도, 잠에 들지 않은 것도 아닌 상태로 밤을 보냈다. 잠결에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렇게 뒤척이면서 12시까지 누워있었다. 흐린 눈으로 시계를 보고 이 이상 누워있다가는 하루가 이렇게 지나가겠다 싶어서 벌떡 일어났다.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엄마가 전화를 해왔다. 동생에게 미역국을 끓여주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 실은 지난밤에도 전화가 와서는 내일 동생에게 미역국을 끓여주란 말을 몇 번이나 했다. 엄마가 미역국을 해주고 싶은데 해주지 못하니 나를 재촉하는 것 같았다. 그런가 보다 하는 거다.


요즘 전시준비로 정신이 없는 동생이 어제도 늦게까지 작업을 하다 들어와서는 1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거실에서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 뛰쳐나가서 생일 축하한다고 말했다. 미역국은 끓여놓지 않았다.


우리 집 거실은 해가 들지 않아서 낮에도 어두컴컴하다. 컴컴한 거실에서 동생과 함께 덩실덩실 춤을 췄다. 추카뿌까~ 추카뿌까~ 이상한 노래를 부르면서.


동생이 곧 준비를 하고 작업실에 가 내일 돌아온다길래 생일 케이크는 내일 먹기로 했다. 내일은 외출을 해야겠다. 맛있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파는 집을 알고 있다. 조금 나가야 하지만 동생이 그 케이크를 잘 먹는다. 그걸로 귀찮음을 이겨낼 수 있다.


오늘은 집에 콕 박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동생, 생일 축하해. 내 동생으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내 인생에 니가 있다는 게 감사해.


비몽사몽 동생의 생일을 축하하며 어떤 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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