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떤 짧은

할 일 세 가지

체크 두 개

by 김민주

2024. 2. 14. (수)

ㅇ일러스트 작업

ㅇ책 읽기

ㅇ동생 케이크 사기


6시 쯤 일어나 할 일 세 가지를 적었다. 집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카페 오픈 시간에 맞춰 나갈 준비를 했다. 9시가 막 지났을 무렵 카페에 도착했다. 오늘은 할 일을 모두 끝내리라.


2024. 2. 14. (수)

ㅇ일러스트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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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동생 케이크 사기

12시 즈음이 되었을 때 작업을 두 장이나 마무리해서 뿌듯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글도 쓰고 멍도 때렸다.


이럴 때가 아니지. 케이크 사러 가야지.


어제는 동생의 생일이었다. 3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옆, 옆 동네의 맛있는 케이크 집을 알고 있다. 동생이 밤샘 작업을 하고 집에서 자고 있는 중이었다. 깨어나기 전에 케이크를 사다 놓고 싶었다. 깨어나면 짜잔-하고, 초 부는 것을 상상했다.


서둘러 집에 들러 가방을 내려놓았다.


날씨가 따뜻했다. 내가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며칠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외투도 집에 던져 놓고 다시 나왔다. 아침에 신고 나온 신발이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지만 귀찮아서 바꿔 신지 못했다.


케이크집까지 무리 없이 잘 걸어갔다. 가는 길에 계속 배실배실 웃음이 났다. 예쁜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하나 골라서 포장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왼발바닥이 왠지 거칠거칠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평발이다. 오래 걸으면 힘들어하면서도 걷는 걸 좋아해서 꾸역꾸역 걸어 다니곤 한다. 그렇게 걸을 때면 걸음걸이가 평소와 좀 달라지곤 한다. 게다가 신발이 불편해서 더 했다. 갈아 신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절룩거리면서 꾸역꾸역 집에 돌아왔다. 집에 올 때는 발을 거의 질질 끌면서 왔다. 거칠거칠한 느낌이 신경 쓰여서 신발을 한 번 뒤집어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집에 와서 양말을 벗어보니 발바닥이 엄지손톱만큼 홀라당 까져 있었다. 정말 홀라당. 이상하게 걸으면서 까진 모양이었다.


한 시간 만에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나약한 녀석.


대충 밴드를 붙여놨다.


2024. 2. 14. (수)

ㅇ일러스트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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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동생 케이크 사기

험난했던 세 번째 할 일.


어, 힘들어. 조금만 누워 있자.


발바닥과 맞바꿔 온 케이크를 기대하며 어떤 짧은 글. (동생한테는 비밀. 혀를 끌끌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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