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떤 짧은

마음대로

제멋대로

by 김민주

어떤 사람이 내 글에 적어줬던 피드백들이 사라졌다. 감쪽같이.


연락을 해서 왜 다 가져가셨느냐, 따져 물었다.


따져 묻기 위해서 약속을 잡았다. 만나기까지 일주일 동안 혼자 탐정놀이를 하면서.


만나기 전날, '내일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니~ 마음을 활짝 열고 오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리고 진짜 질문들을 이것저것 적어 두었다.


질문지 진짜 적어왔거든요. 보여드릴까요?

아뇨, 아뇨.

그치만 보여줬다. 내 마음임.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글들을 모아놓은 파일이 내게 도착해 있었다.


민주님께. txt

'마음대로 빼앗아서 미안해요.'


모든 것은 사실 자기 마음대로인데. 가져가는 것도 마음대로 해도 되지 않나?


다시 돌려주는 것도 자기 마음이지. 이걸 아싸, 하고 돌려받는 것도 내 마음이고.


나는 요즘 좀 제멋대로 지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제멋대로. 제멋대로. 음, 맞아, 제멋대로야, 아주.


어째요? 제멋대로 살래요. 아우, 몰라.


반성은 하나도 안 하는 어떤 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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