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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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내 글에 적어줬던 피드백들이 사라졌다. 감쪽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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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을 해서 왜 다 가져가셨느냐,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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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 묻기 위해서 약속을 잡았다. 만나기까지 일주일 동안 혼자 탐정놀이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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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 전날, '내일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니~ 마음을 활짝 열고 오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리고 진짜 질문들을 이것저것 적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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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지 진짜 적어왔거든요. 보여드릴까요?
아뇨, 아뇨.
그치만 보여줬다. 내 마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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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글들을 모아놓은 파일이 내게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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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님께. txt
'마음대로 빼앗아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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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사실 자기 마음대로인데. 가져가는 것도 마음대로 해도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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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려주는 것도 자기 마음이지. 이걸 아싸, 하고 돌려받는 것도 내 마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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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좀 제멋대로 지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제멋대로. 제멋대로. 음, 맞아, 제멋대로야,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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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요? 제멋대로 살래요. 아우,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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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은 하나도 안 하는 어떤 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