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추워용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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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양말 하나와 수면 양말 하나를 꺼내왔다. 면양말을 먼저 신고 수면 양말을 그 위에 덧신었다. 그리고 침대 옆에 뒀던 털 슬리퍼를 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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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걸쳐놨던 니트 집업까지 몸에 걸치고 지퍼를 주욱 잡아당겨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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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서는 손에도 장갑을 끼고 싶지만 장갑을 낀 채로 뭔갈 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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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3월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껴입고 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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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수면 양말을 착착 개어서 넣어놓고 니트 집업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정리해 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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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되면 길가에 파릇한 새싹이 돋아날 것이다. 날이 따듯해지면 출퇴근도 걸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나는 작은 이파리들을 손끝으로 한 번씩 톡톡 만져보면서 걸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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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따듯해졌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반팔 파자마도 입을 수 있고, 손발이 시려서 하던 일을 멈추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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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추운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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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삼겹살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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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로 마무리하는 어느 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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