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요

으시시시시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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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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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학원에서 아이들의 그림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오늘은 학원 대신 전시장을 지키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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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잠들었다. 꿈에 연예인이 나와서 함께 데이트를 했다. 그 데이트에 너무 심취했던 것일까, 갑자기 화들짝 놀라서 깨어났을 때는 8시 48분이었다. 전시장까지 가는 데에 약 50분 정도가 필요했다. 10시 전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내가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단 12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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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간신히 씻고 화장도 하는 둥 마는 둥 옷도 생각나는 대로 주워 입고 나왔다. 청바지에 니트 목티, 봄용 자켓. 털비니에 양갈래 머리를 하고 도수가 없는 안경을 꼈다. 차림새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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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도착하여 오픈을 하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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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비가 오기 시작했다. 바람이 꽤나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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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활짝 열어놓아 전시장 안으로 빗물을 머금은 바람이 거세게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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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만 라디에이터 하나를 거의 끌어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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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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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왜 이렇게 입고 나왔을까?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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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도 바짝 얼었다. 이 글을 마치면 라디에이터를 껴안고 가만히 앉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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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전기장판. 이불. 담요. 니트조끼. 수면양말. 뭐. 그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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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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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콧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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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손으로 쓰는 어떤 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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