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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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 이비인후과에 다녀왔다. 일어났을 때 코와 목이 부어있는 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며칠 전 추워하면서 전시장을 지킨 일의 여파인 것 같았다. 병원에 가니 아니나 다를까 목이 많이 부어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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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다녀온 뒤에 약속이 있어서 합정으로 향했다. 꽤 긴 시간 동안 작업을 했다. 카페에 앉아있는데 점점 컨디션이 쳐지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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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유난히 몸이 무겁다는 걸 느꼈다. 집에 가는 발걸음이 자꾸만 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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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팔, 다리가 쑤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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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오한과 근육통으로 끙끙 앓았다. 잠을 한숨도 못 자고 밤이 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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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에 친구에게 몸살인 것 같다며, 전기장판을 최고온도로 해놓고 달달 볶으면서 자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 전기장판을 정말 최고온도로 해놓고 이불까지 싸매고 있는데도 추웠다. 이마를 짚어봤지만 열이 나는 건지 안 나는 건지 알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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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내 상태를 확인한 친구가 수액을 한 번 맞고 오라는 얘기를 해줬다. 오후에 정신과 진료가 있었기 때문에 그때 이비인후과에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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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예약은 오후 4시. 그리고 아직 7시도 되지 않은 시각이었다. 다시 또 누워서 끙끙 앓다가 일어났다. 이대로 4시까지 버티는 건 너무 괴로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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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나가서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대충 옷을 입었다. 대충 입되 꽁꽁 껴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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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까지는 걸어서 15분이 걸렸다. 15분 동안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걸었다. 서있는 게 너무 괴로워서 가는 길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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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팔에 바늘을 꽂다가 혈관이 터져서 오른쪽 팔로 옮겼다. 간호사 선생님이 아주 많이 미안해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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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액을 맞으면서 드문드문 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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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데 한결 발걸음이 가벼운 게 느껴졌다. 잠을 못 자서인지 조금 나른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근육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몸은 하나도 안 아픈데 혈관이 터졌다는 왼쪽 팔이 너무 아픈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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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액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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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래서 어제 당신과 외계인1의 연재분을 업로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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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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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쌩쌩한 모습으로 어떤 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