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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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거창한 건 없는데 이런 걸 말해도 되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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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계획 세우기 같은 걸 잘 못 해서요.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있는데요.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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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P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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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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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제가 갖춰야 할 것들이 많겠더라구요. 경제적인 면도 그렇고, 마음도 몸도 건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렇죠. 책임감도 중요한 것 같아요. 책임감에 따라오는 것들이 많아요. 경제적인 것들도 그렇고.
책임감.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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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마음이 한층 무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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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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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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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보여주는 모습들에는 책임감이 서려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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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하나는 자신 있었던 때가 있었다. K-장녀에게 책임감이란 그런 것이지 않을까. 그냥 갖다 주어진 능력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무슨 일을 해도 내 일 이상 해냈다. 그게 단지 하나의 과제일 뿐일 때에도, 그저 어느 곳의 알바생으로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잡다한 업무를 보는 것뿐일 때에도. 그래서 어느 곳에 속해있든 나는 이쁨 받는 입장이었다. 특히 알바를 하는 곳의 사장님들이 나를 싫어하는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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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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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책임감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내가 지나치게 내 책임을 의식하고 있고, 그거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그리고 그 기점을 지나면서부터 알게 모르게 몸을 사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 뿐만이 아니라 나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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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너무 과신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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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이상의 책임감을 느낄 필요는 없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것을 대하는 것만큼은 지나칠지라도 멍청하게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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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던 마음을 얼결에 인지하고 조금 반성했다. 이걸 잊고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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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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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다짐하며 어떤 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