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멀거니 책상 위를 바라본다. 그리곤 눈동자로 한 점을 찾아 찍는다. 그 점으로부터 눈동자를 우측으로 옮기며 선을 그린다. 약 1cm의 선분이 되었을 때, 각을 만들며 꺾어 몸과 가까운 방향으로 이어 그린다. 그 길이가 1cm가량 이어진 후, 한 번 더 꺾으며 좌측으로 선을 잇는다. 먼저 그린 평행한 선과 비슷한 길이를 갖출 때쯤 몸과 멀어지는 방향으로 꺾어 늘려 최초의 한 점과 마주한다. 우리가 지금 그린 이 네모는 이 글의 제목에서 8번 등장한 ㅁ, 즉 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간신히 모서리만 건사할 만한 크기의 미음이 되었다.
2.
미음 혹은 네모는 무언가를 넣어두기에 용이하다. 이 평면 위에 그린 미음에 무엇을 담아놓는지에 따라 그 안과 밖을 다른 구역으로 구분 지어 준다. 담겨 있는 '무엇'이 네모를 정의할 것이고, 그 정의에 의해서 구분된 구역을 서로 다른 세계로 나뉠 수 있게 해 준다.
3.
나는 직접 그린 이 미음 안에 아주 작고 세밀하여 미처 눈으로 관찰하거나, 손으로 그릴 수 없을, 간사한 미음을 그려 넣는다. 그렇게나 작은 미음들이 미음 안에 쌓인다. 그리고 그것들은 숫자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로 미약한 선분들을 가졌기 때문에 모두 몇 개의 미음이 들어갈지는 누구도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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