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떤 짧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넌 Oct 17. 2024

태권도도 하고, 공부도 하고 와서 힘들단 말이에요

그래도 혼자 할게요~

__

 5시 무렵 학원에 도착한 배 모 어린이. 문을 열며 “언제 끝나요?” 외침과 동시에 등장했다.


__

 요즘 내 웃음보 담당을 맞고 있는 배 모 어린이는, 오늘 태권도장에서 피구를 하고 진이 빠졌는지 수업이 시작한지 10분이 되었을 무렵부터 힘들다는 말을 계속 하기 시작했다.


__

 오늘 태권도도 하고, 공부도 하고. 세번째 공부를 했단 말이에요.


__

 태권도 열심히 했어? (태권도 열심히 했다고 하면, 미술도 열심히 하자고 설득하기 위해 물어봄.)


__

 오늘 피구를 해서 아주 재밌었지요~


__

 오늘 피구를 했어어~? (너무 순수하게 대답해줘서 작전 실패.)


__

 (그림을 오리기 시작하면서) 아, 너무 힘들다.


__

 선생님이 도와줄까? 조금 나눠서 자르는 거 어때?


__

 그래도 혼자 할 수 있어요~!


__

 흐흐, 그래? 가위질도 많이 늘고, 대단한데?


__

 아, 힘들다~


__

 아하학, 도와준다니까~?


__

 싫어요오! 아~ 힘들어~


__

 아니, 도와준다고~


__

 싫다고요~


__

 장난꾸러기 배 모 어린이 덕에 50분 수업 내내 실랑이를 하며 낄낄거린 날.


__

 열심히 그림 그리고 간 어린이들에게 박수를!


__

 짝짝, 어떤 짧은 글.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탄산음료가 참 싫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