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준비, 어떻게 하나요? (결심편)

취준생 시절에는 ‘어떤 회사에 들어가도 지금 보다 낫겠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면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겠지’라는 기대를 가득 안고 직장인이 되길 꿈꾸었다.

입사 후 A부터 Z까지 어느 하나도 쉽사리 되는 게 없고, 취업 스터디에서 매일같이 하던 프레젠테이션인데 부장님 앞에만 서면 다리는 후들후들, 목소리는 덜덜덜 떨리고, 아는 것도 버벅거리니 이불 킥하고 싶은 날이 매일 같이 반복이다.

눈만 감으면 떠오르는 퇴사.. 단 한번도 퇴사를 고민 안 해본 직장인이 있을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요즘의 직장인들은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지만 나의 주변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찾고 경험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 ‘퇴사’, ‘이직’이란 단어가 그리 어색하지 않다. 많은 매체에서 진정한 나의 삶은 집과 회사를 왔다갔다하는 단순한 직장인의 삶이 아니라 나로서 존재함을 이야기 하고 있고, 소확행, 욜로, 워라밸 등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면서 퇴사를 소재로 하는 콘텐트들이 많아졌다.

(사진=땡스북스 최혜영 촬영)

  그게 무엇인가 들여다보면 퇴사 이후의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계획, 그리고 준비된 퇴사를 위한 지침서이자 선배의 충고, 조언이지 퇴사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 내가 어떻게 처신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글이 없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그리 길게 경험하진 않았지만 오늘 하루 퇴사를 고민했던 당신을 위해 몇 가지 공유하고자 한다.

1. 함부로 퇴사하지 마라.

  퇴사를 잘 하기 위해서 퇴사 프로세스를 밟는 과정을 알려준다 해놓고 퇴사를 하지 말라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 같다. 말 그대로 함부로 퇴사하지 말라는 뜻이다. 오늘 내가 퇴사를 마음 먹기 까지를 그 과정을 곱씹어 보자. 괜히 오늘이 월요일이라서 더 그랬던 걸까 아니면 기분 탓 일까? 아니면 너무 일이 많아서 감당이 안된 나머지 도피하고 싶은 걸까? 퇴사를 결심하고 누군가에게 말하기 전에 지금 이 문제가 퇴사를 해야만 해결되는 문제일지, 팍팍한 나의 삶에 취미 생활을 끼얹으면 완화될 문제인지 심사숙고하고 결정하라는 뜻이다. 한 번 뱉은 말을 다시 주어 담을 수 없을 테니까..

2. 빨리 퇴사해라.

  애매한 3개월, 6개월... 더 애매한 10개월, 11개월 이럴 바에는 차라리 몇 개월 더 버티고 1년을 채우고 퇴사해라. 퇴사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더니 이제는 빨리 퇴사하란다. 이랬다 저랬다 어쩌자는 건가 싶을 수 있지만 1년을 넘기지 못할 회사라면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퇴사하는 편이 좋겠다. 어찌되었든 이직을 위해 이력서를 쓰게 될 텐데 이 애매한 경력은 이직하고자 하는 회사에 부정적인 추측을 낳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회사에 와서도 빨리 퇴사하지 않을까?', '신중하지 못한 타입인가?', '조직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사람인가?', '무슨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 하는 등 어렵게 버텼지만 애매한 기간은 나에게 마이너스의 요소가 될 테니 빨리 발을 빼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 6개월이 되기 전에 나오자. 그렇지 않다면 최소 1년은 넘기자. 참고로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을 때 가장 이상적인 경력은 2~3년이다.

3. 퇴사 전에 확인하자

  퇴사를 준비한다는 것은 곧 이직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퇴사는 이직과 단짝이다. 회사에 퇴사 이후 이직하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다면 퇴사 전 내가 활용해야 하는 서류들을 미리 미리 요청해놓자. 많은 이들이 잊어버리고 챙기지 못하는 서류는 무엇이 있을까? 경력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 해당 월 급여명세서 등이 있다. 만약 근무기간 1년 이상이라면 퇴직금도 잊지 말자. 그리고 프리랜서로 근무하여 4대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경력증명서 혹은 근무를 인정하는 증명서를 꼭 발급받아야 이후 활동에서 경력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아울러 퇴사를 앞두고 1년 이내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연차가 있다면 그 일수만큼 연차수당을 받을 수 있다. 그러기에 나의 잔여 휴가를 꼭 확인 해야 한다. 다만 부여된 휴가보다 더 사용한 경우 초과 사용 분에 대해서는 급여에서 차감될 수 있다. 또, 회사에 따라서 잔여 휴가를 모두 사용 후 퇴사일을 결정해주는 곳도 있으니 잘 협의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일을 하면서 많은 이들이 퇴사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음에도 나 역시 퇴사를 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때 당시로 돌아가보면 사실 무얼 고민해야 하는지.. 손해보지 않는 선택이란 어떤 것인지 잘 몰라 엄청 헤맸던 기억이 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을 당신이 이 글을 읽고 "퇴사는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그래서 뭔데!!?!?"라는 질문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바라면서 결심편을 마치려고 한다.

  다음 편은 퇴사 프로세스의 팁을 공유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