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은 몰랐지만
이렇게 살고 있다.

- 오늘의 단상 1

by 별 삼일칠

작사가라는 직업만으로도 호기심을 사던 때가 있었다. 작곡가도 그랬지만 작사가는 그보다 한 겹 더 쌓여있는 미지의 직업군이었다. 나는 그 미지의 세계로 입문하고자 20대가 되기 전부터 참 많은 날을 고민하고 노력도 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그 세계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그 과정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쉽게 놓아지지 않는다.


어느덧 40대 중반. 돌이켜보니 인생은 능력이 있다고 잘 되는 것도, 열심히 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처럼 결과의 3할은 능력, 7할은 운이 차지했다. 이 사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마음이 조금은 덜 힘들었을까?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으려 그저 올곧은 선비처럼 살았지만 그 또한 옳은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돌쇠처럼 시장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빨리 세상의 이치를 배웠다면 더 넓은 시각과 기회를 가졌을지 모르겠다.


나는 지금 꿈이라는 희망을 손에 들고 성공도 실패도 아닌 어중간한 그 어딘가에 서있다. 어느 잣대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내가 가진 잣대로는 그렇다. 달라지고 싶지만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생각은 더 깊어지고, 몸은 무겁다. 아는 게 많아진 만큼 겁도 많아진다. 내가 이럴 줄은 몰랐지만 내가 이렇게 살고 있다.


바다, 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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