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없는 시험지.. 아들

정답으로는 가르칠 수 없는 것들

by 김배우

후진 주차 중 차문이 벌컥 열렸다.

"야~~~!"

범인은 아들이었다.

아들은 차에 타면 신발을 벗고 있는 걸 좋아해서 늘 신발을 벗는다. 그날은 밤늦게 집에 들어가는 길이라 2 중추차를 해야 했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에게 먼저 내리라고 했다.

"저는요?"

물어오는 아들에게 내리라고 했지만 그날도 역시 신발을 벗고 있었다. 엄마가 먼저 내리고 주차가 끝나면 내리라고 이야기했는데 그러는 사이 문을 열어버린 것이었다.


거기서 잘못했다고 이야기했다면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끝났을 텐데 분명 자신은 아빠에게 물었고 대답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내린 거라고 당당하게 자신은 억울하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분명히 전후사정을 알고 있었는데.. 너무 당당하게 나오니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얼음' 소리를 질렀더니 굳어 버렸다. 한참 그렇게 굳어있는 아들을 보니 내가 잘 못했나 내 기억이 잘 못 됐나? 그런 거면 어떻게 하지? 한참을 생각했다.

'아! 블랙박스'

그렇게 차에서 순서대로 하나하나 살펴보고 난 다음에야 이야기를 할 수가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블랙박스가 없었다면?

차근차근 돌이켜 보니 비슷한 상황이 꽤 많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본인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가르칠 수 있을까?


그런데 사실 정해진 확실한 방법은 찾지 못했다.

어떤 날은 배운 것 같고 어떤 날은 배우지 못한 것 같았다.

똑같은 것으로 계속 이야기하는 걸 보면 이게 잘 되고 있는 건가? 생각도 들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하나 있었다.


당장에 알아듣고 움직이는 것 같은 순간은 훨씬 더 빠르게 같은 것으로 실수한다는 것



얼마나 큰 잘못을 했건 잘못의 종류가 어땠 건 그리고 그 과정이나 순서가 달라서 기억을 조작하는 순간에도 결국엔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혹시 그것을 설명할 언어가 없는 순간에는 대답할 수 있는 선택지를 주고 흥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적고 나니 오은영 선생님이 금쪽이에서 보연준 방식들처럼 보이긴 하는데..

막상 실전에서 마주하면 아이의 눈높이와 언어에 맞춰 이야기하는 건 너무나 힘들다.

그래서 내가 먼저 배운다. 그리고 마음을 단련한다.

아이를 키우며 내 마음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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