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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배우 May 24. 2019

감정 호신술 2

내 마음의 기분의 방을 비워라!!

 나는 6시간 정도 자는 편이다. 보통 12시 즈음 잠들고 6시 즈음 깨곤 한다. 그러다 가끔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일이 있으면 새벽녘 약 3~4시쯤 깨서 잠이 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세상의 무거움이 나를 짓누를 땐 다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곤 했다.


 그럴 때면 자연스레 SNS를 켜고 사람들의 생각과 글을 읽어 내려가곤 하는데... 새벽녘 감정이란 다들 비슷한가 보다. 난 잘살고 있으니 너나 잘해라! 잘나지도 못한 놈이 무슨 충고 질이냐 니 인생이나 잘 살아라~~  비슷한 종류의 감정의 찌꺼기가 대량으로 살포된다. 감정은 또 전염력을 가지고 나의 비슷한 감정을 찌르고 찔렀던 대상자가 떠오른다. 


  나는 상처를 받았는데 상처를 준 사람은 기억을 하지 못한다. 어쩌면 상처 준 사람은 호의를 가지고 좋은 말을 하려고 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호의였던 아니었던 상관없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어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 가끔 나를 괴롭힌다. 새벽이면 더 선명하게 떠 올라 내 기분을 망쳐버린다. 상처 준 사람은 가끔 힘들어할까?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기분의 방들 중 가장 힘이 세고 모든 것을 망처 버리는 원망의 방! 그리고 피해자 의식의 방이 내 삶을 움직이고 컨트롤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전에는 왜 그렇게 나의 삶이 빙글빙글 돌고 앞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며 가끔 나를 불러들여 기분을 망치게 되는지 알지 못했다. 

 

 '잔소리나 간섭은 얄밉지만 충고는 더 싫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새벽녘 감성에 '나는 잘하고 있으니 당신이나 잘하쇼'라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본다. 정말 난 괜찮다는 이야기 일까? 오히려 나 기분 나쁘니까 너 입 다물어!라는 나의 기분의 표현이다. 좀 더 확대해본다면 내 기분의 방에서 스리슬쩍 노크를 한 것이다. 너도 성공 못했으면서 어쭙잖은 충고 따위를 한다고? 너나 잘해라!! 내 길이 맞는지 니 길이 맞는지 비교해보자! 너보다 내 시간이 훨씬 많이 남았고 나는 아직 시작점이니 내게 더 많은 기회가 남아있다. 조용히 해라 어쭙잖은 충고로 내 기분은 망쳐버리지 마라! 


 분명 난 괜찮다고 썼는데 나는 안 괜찮은 상태인 것이다. 내가 그의 말에 영향을 받았고(좋든 싫든 간에) 작용이던지 반작용인지의 방향으로 내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고 나아가게 된 것이다. 


 나는 정말 싫은데 내 기분의 방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방법이 없다. 속수무책이다. 분명 내가 느끼는 기분인데 나를 드라이브하고 움직이는 주체가 그 사람이 된다. 억울하다 싫은데 짜증 나는데 나를 움직이는 주체가 그가 된다. 감정이 이성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엔 그를 용서해야 내 안의 불법 점거한 세입자를 쫓아낼 수 있다. 

 원망과 분냄의 강력한 감정은 오히려 그를 찾을 수 없게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버리고 만다..

 용서는 강력한 내각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내 감정을 지킬 수 있는 감정의 호신술 강력한 필살기 '용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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