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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배우 Jul 12. 2020

커피숍을 끊었다

난 예배를 지키려 커피숍을 끊었다.

정부의 개신교를 향한 소그룹 금지 조치가 아쉽다. 아쉽다 못해 화가 조금 나기도 한다.

교회 발 코로나 확산 조짐이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안타깝다. 왜들 그렇게 방역조치를 열심히 지키지 않는 것인지...


그러나 이야기하면서도 다들 알지 않나?

낮에 스타벅스던지 여러 커피숍을 보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다닥다닥 붙어 앉은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소모임을 한다.


쿠팡물류센터 발 코로나가 터졌을 때는 마켓 컬리나 위메프 쓱 어디 하나 묶어서 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는데 왜 교회가 되면 그것을 개별 교회라고 여기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다.

확진자 동선에서 나온 소규모 업체들이 나왔다고 그들을 묶어도 동일한 업종에 동일한 규제를 했었나? 곱씹어보지만.. 글쎄..


차라리 2주간만 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합시다 라고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겠으나...

이건...


교회 안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많고 많은 교회가 다 같이 한 목소리를 낼 거라는 기대는 어디에서 근원한 믿음인지... 교회를 36년째 다니고 있는 나보다 큰 믿음인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의 잠재의식 속 어딘가에 있는 교회에 대한 막연한 기대 의식이 욕할 때만 작동하는 것 같다.


의원은 병자에게 필요하다.

교회는 '병자'들이 모여있는 집단이다. 그러니 더 열심히 노력하고 기도하며 가치를 지켜나가는 사람이 더 많다. 진짜 가치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 다른 어떤 집단보다 높이 요구되는 도덕성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조심한다.


나는 그리고 우리 교회 사람들은 많은 분들이 지역사회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본인들의 동선을 제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피로도로 치면 다른 어떤 집단보다 훨씬 높다.

이번 교회에 대한 조치는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되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힘이 빠진다.




그런데 이것만 알아주면 좋겠다.

우리는 서운함을 뒤로하고 정부의 지침은 존중하며

현 상황에서 최선의 예배를 지켜내기 위한 마음의 최선을 찾고 있다.



우리의 노력이 헛되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거짓 음성을 뒤로하고 지금도 우린 마음을 다해 예배할 것이다. 우리의 최선의 예배는 꺾여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맨 앞에서 온몸으로 거친 파도를 거스르며 마음을 지키는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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