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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배우 Feb 08. 2022

시가 씨가 되어 마음에 심기다

예술을 즐기는 마음

20대 중반 

이은미의 '헤어지는 중입니다'가 내 마음에 공감을 통한 위로를 주던 시절이 있다. 

맞다 그런 시절이었다. 


그때 그 노랫말은 마음을 후벼 파며 아팠던 상처가 상처임을 각인시켜줬다. 

가사를 음미하지 않아도 멜로디와 그녀의 음성과 노랫말이 그저 마음에 들어왔다.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과도 같았던 노랫말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고 하던 그 말의 현신 같았다. 



그러나 요즘 코로나로 우울하고 대면 강의도 공연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그 어떤 시도 노래도 따뜻한 위로는커녕 가슴에 남은 상처를 기억하고 공감할 만한 그 어떤 것도 마음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오히려 신경 쓰고 싸매고 거리를 두던 '코로나'에 덜컥 걸려버리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러니 시가 씨가 되어 내 마음에 심겼다


웃기지 도망치려 했던 그 녀석에게 뒷덜미를 잡힌 것이 오히려 자유함으로 들어가는 길이었을 줄이야

결국 내 마음의 밭이 예술을 즐기고 향유하는 열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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