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이라 믿어왔던 신앙

우리 아이에게 과학 속 신앙이 아니라 변증적 과학을 알려주고 싶어요

by 김배우

과학은 이성, 신앙은 믿음으로 이분해 생각하고 있던 과거 시절이 있었다. 누군가 이 주제로 열띤 토론을 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과학은 이성, 신앙은 믿음으로 분리하여 생각한 건 왜 였을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지금 만 6세이다. 그 나이의 아이들이 거의 대부분 열광하며 좋아하는 것이 있다.

'공룡'

상상 속에 존재하지만 흔적이 존재하고 보지 못했지만 존재하는 것 같은 거대하고 흉측하지만 친근한 동물.

자연스레 또래 아이들 중에는 공룡박사님들이 종종 존재한다.

티렉스의 몸무게와 사냥 습성 살아온 환경과 시대 등을 누르면 누르는 대로 줄줄 대답하는 녀석들이다.


내 전공이 해양학이라 고생물학을 몇 학기에 걸쳐 듣고 또 관심 있어서 교수님을 쫓아다니며 공부했지만 나보다도 관련 내용을 많이 알고 있는 녀석들도 있다.

괜히 아는 척했다가 망신당할 뻔했다.

물론 당연히 배경지식이며 흐름은 많이 알지만 개개 공룡의 학술적 명칭이나 습성은 나도 도감이나 찾아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니 말이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니 새로운 사실과 내용이 추가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조금 아이들을 보며 우려되는 것이 있다.

공룡의 습성과 생태 번식과정과 환경은 현생인류의 곤충이나 동물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 '가설'이다.


이런 멸종이 된 생물, 그리고 살아보지 않은 과거를 연구할 때는 기본적인 전제가 필요하다.

퇴적된 환경 화석이 발견된 퇴적층의 모양을 보고

지금 우리 지구에서 비슷한 형태의 재료 그러니까 모래 퇴적층에 물결무늬의 퇴적층이었다면 파도가 잔잔한 해변가 생태와 유사한 환경이었을 것이다.라는 가정을 하고 연구를 시작한다. 때문에 화석의 흔적에서 아가미나 해양생물의 특징을 유추하고 지금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서 동물의 패턴을 과거의 생물의 패턴으로 추측한 후에 그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는다.

그리고 '가설'을 발표하면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그것이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가정은 결국 하나라도 중간에 무너지면 결국 사실이 아니게 된다. 모든 과학이 그러하듯 말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읽거나 보는 자료 어디에도 그것이 가설이고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다. 반대하는 의견이나 다른 식의 접근은 잘 허용하지 않는다.


그 결과 아이들은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사실이나 과학을 받아들이는데 판단의 근거가 된다.


생각을 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믿음의 영역이 되는 것이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이런 유연하지 못한 과정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다.

내가 믿고 있지 않은 과학의 실체를 믿음의 영역으로 잘 깨지지 않는 신념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싶지 않다.

그래서 틈만 나면 '그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주장이야 나중에 관심이 있으면 아들이 찾아보고 연구해서 진짜 사실을 찾아낼 수 있는 거란다.'라고 이야기 해주곤 한다.

물론 말이 어렵고 아이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거란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이야기해주려 한다.


믿음의 대상이 아닌 것에 믿음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온난화의 복리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