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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브 Oct 23. 2020

열정 좀 가져!

Have some fire!

☼ 이 글은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데 영- 하기가 싫고,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을 섞어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가벼운 낙서와 함께 제가 남겨두고 싶은 소소한 이야기 혹은 그 문장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에 대해 풀어냅니다. 그러니까 영어공부를 목적으로 쓰는 글이지만 영어보다 한글이 더 많은 글입니다.





나는 뜨겁게, 강한 불로 열정적이게 살고 싶었다. 무엇이든 혼신의 힘을 다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싶었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기는 거라고, 나는 그렇게 착! 붙는 일을 찾아 척! 하고 내 이름을 알리고 싶어했다. 그게 열정이란 이름의 지옥문인지도 모르고.


지나고보면 그놈의 열정이 문제였다. 처음엔 내 몸을 살피지 않고 내달렸다. 밤을 꼬박 새고 남들 출근길에 퇴근을 하고 있으면 그들보다 더 열심히 사는 것 같았다. 오랜 컴퓨터 작업으로 손목이 아프면 이게 바로 직업병인가? 대단한 영광의 상처라도 되느냥 으쓱해했다. 나의 헛깨비같은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채찍질하고 몰아붙였다. 주변 동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따라붙지 못하면 쉽게 얕잡보았고 불만을 쌓았다. 세상 내가 제일인냥.


그렇게 불같이 타오르던 열정은 아주 작은 요소에도 쉽게 꺼지고 말았다. 내가 세운 완벽한 그림 안에 들어오지 않게되면 나를 의심하고, 타인을 의심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쉽게 판단을 하고 평가를 했다. 아니다. 라고 생각이 되면 바로 다른 일들을 찾았다. 다음, 다음, 다음. 빨리 내가 더 타오를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렇게 하던 일들을 접었을 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할 만큼 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이상 뜨거운 마음은 생겨나지 않는다. 아, 물론 오랜기간 나는 뜨겁게 살아왔으므로, 살기위해 노력했으므로, 여전히 작은 바람에도 쉽게 불이 일어난다. 마음이 두근거리고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당장 뛰쳐나가고 싶어 발가락이 꼼지락거리는 그 간질한 순간, 나는 잠깐 미소를 거두고 멈춰서 열을 식힌다. 열정은 나를 태워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눈을 멀게 했다.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그 사람은 불길 속에서 시야가 좁아지고, 주변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이젠 안다.  에너지가 있는 사람을 좋아지만 뜨겁게 타오르는 사람은 싫다. 내가 그랬으므로. 내가 무엇인가 정말 잘 하고 싶다면, 내게 필요한건 차가운 열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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