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것은 친절과 겸손 그리고 그 가치를 아는 사람들뿐이다."
- 팀 페리스,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두뇌 회전과 말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사람을 보았다. 한 마디도 상대에게 지지 않으려 했다. 말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의 억양과 태도에 상대를 무시하는 오만함이 가득 들어 있었다. 자기애가 과잉돼 보였다.
어떤 이들은 그를 똑똑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를 상대할 사람은 없고 그 앞에서 모두 작아진다고 했다. 그와 설전을 벌이다 말을 버벅거리거나 언성이 높아지는 사람은 웃음거리가 됐다. 그가 이겼다.
정말 그가 이겼을까? 그는 매우 조급해 보였고, 공격적이었다. 반드시 상대를 밟고 더 위로 위로 올라가려는, <꽃들에게 희망을> 책에 나오는 애벌레 같았다. 그의 말하기 태도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어서 잘 듣지는 않고 자기 말만 하려고 하거나 상대의 말 꼬투리를 잡고 공격하는 바람에 말싸움이 되었고 상대는 불쾌해했다.
그는 똑똑함과 지혜의 차이를 보여 주었다. 그의 말하기는 ‘적을 만드는 말하기’, ‘미움 사는 말하기’였다. 똑똑한지는 몰라도 결코 지혜롭지 않다. 상대를 설득하는 말하기,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 동지를 만드는 말하기가 지혜로운 말하기이다.
그가 똑똑해서 상대를 제압한다고 칭찬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하다. 그런 그와 동료로 지내고 싶은가? 그런 사람이 내 상사이거나 부하 직원이면 좋겠는가? 과연 가까이에서 그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 역시 사랑에 빠졌을 땐 연인에게 부드러운 고백을 했을 텐데, 수줍은 그의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약한 모습이 안 보이니 인간적인 매력이 안 느껴진다. 어쩌면 ‘인간적이다’라는 것은 조금은 어설프고 부족한 데서 오는 느낌이 아닐까?
사람은 완벽할 수 없고, 반드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은 '마음'을 가진 존재이다. 무례하고 공격적인 태도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해친다. 주위에 마음을 다친 사람이 많아질수록 언젠가 돌아올 부메랑도 늘어난다. 권력과 명예도 결국 언젠가는 사라진다. '남는 것은 친절과 겸손 그리고 그 가치를 아는 사람들뿐'이라는 팀 페리스의 말에 그는 뭐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