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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시하는 것은 가치를 모르는 것

by 양만춘

"무언가를 당연시하는 것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는 것이다." - 이진우,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당연한 것은 없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곤 한다. 나 또는 우리를 위한 누군가의 노력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 사람의 장점을 상수로 설정하고, 부족한 점에 주목하며 불만을 품는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잃고 나서야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매우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각종 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많은 학생도 부모의 갈증이 심하면 자존감이 낮다. 부모는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을 칭찬하기보다는 아직 채우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온 힘을 다해 노력하면서도 부모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아이는 불안하다. 부모와 자식이 행복하지 않다.


부부도 마찬가지다. 남편이나 아내로서 역할을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보고 남보다 못한 것에 불만을 품는다. 남편이나 아내로서 '이 정도 역할은 기본으로 해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이 정한 그 '기본 역할'의 기준에 상대가 미치지 못할 때 갈등이 생긴다.


사회, 국가 분야에서도 어떤 정책이나 복지 혜택이 당연한 줄 알았다가 그것들이 철회, 축소되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알게 된다. 가만히 있어도 지켜질 줄 알았던 나의 권리나 혜택은 방심하는 순간 잃을 수 있다.


'이 정도는 당연하다'라고 볼 때 그 기준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 것인가? 나는 어떤 면에서 그것들을 받을 권리가 있는가? 그 기본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가?


세상에 당연한 것이 있는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왜?'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당연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도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의 가치를 알고 감사하는 마음은 늘 바탕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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