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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비늘

by 양만춘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새겨지는 것처럼 사람의 몸에는 언어의 비늘이 새겨진다."

- 유영만, 박용후, <언어를 디자인하라>


'말버릇', '언어 습관'은 평소 언어 사용이 굳어져서 쉽게 고쳐지지 않음을 가리킨다. 그 사람이 쓰는 언어가 곧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여준다. 언어가 곧 자기 정체성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반말을 하는 사람에게선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찾기 어렵다. 자신이 남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실제로는 낮은 자존감을, 크고 무거운 껍데기로 가리는 미성숙한 사람일 뿐이다.


욕을 하는 이유는 '센 척'하기 위해서이다. 세 보이는 것이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실제로는 세지 않은 자신을 과장하고 보호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 물론, 이미 너무 피폐하고 황량해진 자신의 내면세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욕을 섞어 남을 까는 사람의 모습은 '쿨'하지 않다. 정작 앞에선 제대로 말도 못 하다가 뒤에서 욕하는 사람의 모습은 찌질할 뿐이다.


언어는 사람의 수준을 보여준다. 술 이야기를 자주 한다면 머릿속에 술 생각이 가득하다는 것이고, 원고 없이 말을 못 한다면 평소 자기 생각이 없고 무지함을 드러낸다.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것은 평소 사용하는 언어를 살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 역시 사람들에게 쓰는 언어를 바르게 하는 데서 출발한다. 고운 단어를 골라 쓰고, 예의를 갖춰 말하는 습관은 자신과 타인을 위하는, 품격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길이다. 또한 상황에 적합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것은 전문성을 갖춘다는 뜻이다. 언어가 곧 자기 자신임을 알고, 평소 사용하는 언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살피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 Taken,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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