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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시일 Aug 24. 2024

이기적 유전자

실험의 시작

6개월 뒤   

서울의 한 카페, 민철은 친구 정수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창밖에는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보였고, 카페 내부는 은은한 음악과 바닐라 향으로 가득했다.


“정수야 너의 인지는 너의 제한된 경험에 의한 환각이라는 말 어떻게 생각해?” 민철이 말했다.

“갑자기 뭔 소리야? 당연히 내가 경험한 걸 토대로 내 인지가 생성되겠지.”라고 정수가 말했다.

민철은 흥분하며 말한다. 

“그럼 내가 만약 너의 환경과 경험을 만들어주면 너의 인지와 인생이 변화되겠네?”


“아마도?”

정수는 흥미롭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인지 뭐 환경이며 뭐야?”

“너도 알다시피, 예지 씨 일 이후로 나 엄청 힘들었잖아요. 모든 게 엉망이었고,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몰랐지. 그래서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인간 본성에 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어.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려고.”


민철은 책장을 넘기며 잠시 멈추더니 예지와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예지에 대한 아련한 감정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지. 인간의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를 말이야.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래서 그 행동이 환경에 의해 쉽게 조작될 수 있다는 거였어.”


정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래서 뭘 하려고?”

민철은 카페의 내부 스피커를 가리키며 말한다.

“여기 카페의 음악을 들어봐. 그냥 평범한 음악 같지만, 사실은 특별한 주파수를 섞어놓은 거야. 사람들의 갈증과 배고픔을 더 자극하는 들리지 않는 특정 주파수야.”


정수는 놀라며 물었다. “진짜? 네가 만들었다고?”

“응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음악이 그냥 음악이 아니야.”

“봐봐, 저기 저 사람들,” 민철은 카페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보통이라면 한 사람당 한잔 싹만 주문하고 특히, 이 매장은 빵종류는 거의 판매가 없는 곳이야.  그런데 사람들이 인당 2잔~3잔을 주문한 걸 알 수 있지. 게다가 빵도 품절이야. 이게 다 그 음악 때문이야.”


정수는 놀라며 말한다.

“정말 주파수 때문에 사람들이 더 많이 먹는다고?”

“실제로 그래. 지난 몇 주 동안 실험하고 검증했어.” 민철은 담담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민철은 테이블 위의 작은 디퓨저를 가리켰다. “그리고 저기서 나오는 향.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특정 페로몬을 넣었어. 사람들은 안정감을 느낄 때 더 많은 식욕이 증대되거든. 그리고 온도, 조명색상등 작은 것부터 모두 식욕을 증가시키는 환경으로 설정되어 있어. 오늘도 여기 매출이 꽤 올랐을 걸?”


정수는 놀란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진짜 과학자 다 됐네, 민철아. 그런데 이게 다 괜찮은 거야? 사람들의 행동을 이렇게 조작하는 게?”


민철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했어. 윤리적 이슈도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걸 잘 활용하면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나는 단순히 사람들을 조작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더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야.”


정수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그걸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는 거 알겠어. 어쩌면 그게 사람들에게 더 나은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


민철은 미소를 지었다. “이해해 줘서 고마워, 정수야.”


두 사람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고, 민철은 자신의 결심이 옳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며칠 후, 민철은 카페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했다. 매니저는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민철 씨, 저희 매출이 지난달보다 80% 이상 올랐어요. 저 사실 이번에 이런 노력에도 매출 안 올라가면 사업 관두려고 했거든요. 민철 씨 덕분에 희망을 갖게 되었어요. 너무 감사해요.”


민철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다행이에요.”


민철은 자신이 얻은 결과를 통해, 인간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는 이제 자신의 목표를 더욱 확고히 다지고, 사람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민철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조용히 창밖을 내다보며, 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야. 내가 배운 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나의 성공이지.'

그러면서 예지가 비슷하게 생긴 여성이 길거리를 걷고 있었다. 민철은 그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는 예지가 아니었다. 민철은 다시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며 생각에 잠겼다. 

"예지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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