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EW KOREA PROJECT

OPERATION

by 작가 시일

한 남성의 제보로 인해 S기업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사무실 내부는 긴장감이 가득 찼다. 조사의 시작과 함께 사무실 곳곳에서는 다양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귓속말을 나누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야, 들었어? 수현 씨가 부자인 게 불법 주식 거래 때문이라던데!" 한 직원이 다른 직원에게 속삭였다.


“설마, 진짜야?” 또 다른 직원이 흥미를 보이며 물었다.


"그러게. 어쩐지 나이에 맞지 않게 고급 스포츠카를 타더라니까. 돈이 어디서 났겠어?” 직원들은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수현의 소문에 집중했다.


이런 이야기들이 쏟아지며 동료들의 시선이 수현에게로 향했다.

예지도 그 소문에 흔들렸다. 차분히 업무를 보려고 했지만, 머릿속에서 수현이 떠나지 않았다. 그의 은근한 미소, 어색하면서도 친절한 제스처, 그리고 자신에게 특별히 신경 써 주던 기억이 떠올랐다. 예지는 자기도 모르게 책상 위에 있던 수현이 준 방향제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일이 커져 버린 걸까?” 예지는 복잡한 심경에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수현은 그보다 더 큰 심리적 압박 속에 있었다. 조사실에 불려 간 그는 혼란과 갈등 속에서 은인이자 존경하는 인물이었던 민철의 이름을 결국 말하고 말았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미안함과 자책이 가득했다. 그렇게 민철의 이름이 검찰에 전달된 순간, 수현은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막연히 두려워했다.

검찰은 민철을 체포했고, 그를 차가운 취조실에 앉혔다. 회색빛 벽과 희미한 조명이 감도는 방 안에서 민철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 들어온 검사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비꼬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김민철 씨, 어서 다 말해보시죠. 다 털어놔도 모자랄 판에 숨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검사가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

민철은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숙였다. 여태껏 자신이 이뤄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애초에 이 모든 게 사랑하던 여자의 마음을 얻고자 시작한 일이었다. 그 단순한 시작이, 이제는 검찰의 취조실에서 그를 옭아매고 있었다.

검사가 말을 이어갔다. "아니, 뭐 그렇다 치고... 한 가지 물어봅시다. 이 THE PROGRAM이라는 회사, 대체 뭐 하는 곳이죠?"

민철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대답했다.

"THE PROGRAM은… 단지 사람들의 환경을 바꾸고, 그들이 삶에서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게 돕는, 그런 회사일뿐입니다."

검사는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아니, 그렇게 좋은 일이라면 왜 감추려 하죠? 무슨 조작이나 몰래카메라라도 찍나? 결국은 사기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민철은 잠시 고개를 숙이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아닙니다. 사람들을 돕고자 한 겁니다. 그들의 환경을 바꿔주고, 힘든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것이 THE PROGRAM의 목표입니다."

검사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취지는 좋네요. 근데 말입니다, 민철 씨. 이미 선을 넘었어요. 우리가 지금 조사하는 사건에, 당신은 살인 혐의까지 연루되어 있더군요."

민철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가 느끼는 두려움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고,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지금이라도 모든 걸 털어놓으면 감형받을 수 있다’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지만, 결국 입을 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갑작스럽게 검사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검사에게 온 전화 한 통은 그날 취조의 흐름을 바꾸었다.

"네? 아, 알겠습니다." 검사는 전화를 끊고 나서 민철을 향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김민철 씨, 이번엔 운이 좋으셨네요. 당분간 ‘자유’라지만, 명심하세요. 진정한 자유는 아니라는 걸."

이후 다른 검사가 들어와 민철을 귀가 조치했다.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다. 민철은 모든 상황이 이해되지 않은 채 택시를 잡아 집으로 향하던 중,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김민철 씨, 안녕하십니까? 민정수석실입니다. 민철 씨를 만나고 싶습니다.”

놀란 마음을 가다듬으며, 민철은 대답했다. “네… 어디서 만나면 되죠?”


2일 후, 서울 외곽의 한적한 카페

민철은 시골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불안과 기대가 섞인 감정을 느꼈다. 창문 너머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펼쳐졌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한때는 단순히 사랑을 얻기 위한 작은 시작이었지만, 그 작은 목표는 어느새 큰 힘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힘을 어디에 써야 할지, 그에게 주어진 기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택시는 어느덧 작은 카페 앞에 도착했고, 민철은 천천히 내렸다. 이곳은 CCTV 하나 없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카페 안에 들어서자, 한 남성이 손을 들어 그를 반겼다.

“김민철 씨, 여기입니다.” 온화한 미소를 짓는 남성은 자리를 권하며, 조용히 말했다.

“반갑습니다. 저는 민정수석 박현구입니다.”


민철은 차분히 맞인사를 건넸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경계로 가득 차 있었다.

박 수석은 먼저 말을 꺼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민철 씨가 지난 몇 년간 해오신 일을 저희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능력을 정부에서도 주목해 왔습니다. 다만, 지금 검찰의 조사는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민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집중해서 들었다.

"이제 부탁드릴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박 수석은 표정을 굳히며 자료를 펼쳤다.


"일본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물리적인 전쟁을 일으켜 대한민국을 굴복시키는 전략보단 대한민국 스스로 무너질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전략을 세워왔습니다. 이에 20년 전부터 CANCER 프로젝트’라는 암적인 계획을 세워 대한민국을 내부적으로 약화시키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 무너지기를 기다리고 있죠."

“네?”라며 민철은 놀랐다.

“어쩌면 민철 씨가 사업으로 해온 환경을 조작하는 것을 일본은 우리 대한민국에 20년 전부터 적용하고 있었네요. 그래서 우리가 민철 씨를 만나는 이유입니다.”


민철은 숨을 삼키며 물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우리를 약화시키려는 건가요?"

박 수석은 네 가지 전략을 설명했다.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폭등시켜 평생 일해도 집을 살 수 없게 만들고, 젊은 세대의 출산을 막으며, 정치와 이념을 통해 갈라 치기를 일삼아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경제 격차를 크게 벌려 국민의 단합을 무너뜨리는 거죠. 그리고 한국을 일본과 합병시킬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민철은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겼다. 그의 가슴속에 다시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이 암적인 전략을 방어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3개월 뒤 청와대 세미나실

청와대 회의실은 고요했다. 민철은 단상에 서서 ‘RENEW KOREA PROJECT: OPERATION’을 설명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눈앞에는 장관들이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들의 눈빛은 경계와 호기심이 엇갈려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민철은 속으로 다짐했다. 이 순간을 위해 그는 오랜 시간 자신을 다져왔다.

민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OPERATION 프로젝트는 단순한 방어가 아닙니다. OPERATION은 작전이라는 뜻도 있지만 수술이라는 뜻도 포함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저의 전략은 수술에 더 가깝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뿌리 깊은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고, 마치 암을 수술로 도려내듯 우리 사회의 병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없었지만 회의실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장관들은 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곳곳에서 긴장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특히,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가 언급되자 장관들 사이에 미묘한 술렁임이 퍼졌다. 여러 장관들이 서로를 눈치 보며 입을 다물고 있었고, 침묵 속에서 민철의 말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민정수석이 그 순간 나서서 말했다.


“자, 모두 끝까지 들어봅시다. 이 프로젝트는 그저 간단한 계획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계획이니, 판단은 다 듣고 난 뒤에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민철은 조용히 숨을 고르고, 다시 차분하게 프로젝트의 상세한 내용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치적 분열을 이용해 대중을 이간질하려는 외부 세력의 계획에 맞서, 어떻게 대한민국이 스스로 치유하고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세부적인 접근과 각 단계가 차근차근 설명되었다. 그러나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은 차가웠다. 그의 말이 끝난 뒤 회의실은 침묵에 휩싸였고, 장관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누구 하나 쉽게 피드백을 주지 않았다.

민철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한 장관이 무거운 침묵을 깨며 말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 주는 영향은 크고도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모두 그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의 말은 불안과 회의감이 섞여 있었고, 다른 장관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대통령이 처음으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무거운 책임감과 신중함이 묻어 있었다.

“대단히 흥미롭고도 도전적인 계획이군요. 물론, 위험을 수반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민철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손을 놓고 있다면, 외부의 암적인 침투가 더 심화되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협할 것입니다. OPERATION은 그만큼 고통스러운 치료를 수반하지만, 이대로 병든 조직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필요한 과정일지도 모르겠군요.”


대통령의 이 말에 장관들은 다시 한번 깊은 고민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누구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알고 있는 사실은 하나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조치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큰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민철 씨 발표 잘 들었습니다. 저희도 고민할 시간을 갖고 피드백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민정수석이 미팅을 정리했다.


민정수석은 민철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이며 귀가할 수 있게 차를 대기했다. 민철은 늘 지나가던 길을 바라봤다. 일상적으로 보였던 술 취한 행인들, 손잡고 걷는 연인들, 어린아이들의 웃음들이 이렇게 소중했는지 알게 되었다. 앞으로 드리울 그림자가 두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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