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로그|오픽 망한 줄 알았는데 AL 나온 이야기

2025년 9월 7일의 로그

by 프로이직러

요즘은 주말도 쉴 틈이 없다.

이번 주말엔 간만에 오픽(OPIc) 시험을 치고 왔다.


마지막으로 본 게 2018년이었는데,

그땐 해외에서 막 돌아온 직후라 그런지 연습 한 번 안 하고도 Advanced Low(AL)가 나왔었다.

그때는 솔직히 오픽이 참 쉽다고 생각했었다.

(20대 시절은 참... 거만하기 짝이없다ㅎㅎ)


하지만 이번엔 느낌이 달랐다.

영어를 예전만큼 자주 쓰지 않아서 실력도 줄어든 것 같고, 괜히 떨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GPT랑 두어 번 모의 대화를 연습하곤 갔는데…

결과는 망한 거 같다.




시험장 분위기


시험장에 도착했더니 주변은 온통 어린 친구들.

괜히 나 혼자 ‘아줌마’ 된 기분이었다.


그래도 알고 보니 대부분 1990년대생이라,

(시험 응시 화면에 19XX.월.일의 정보가 보임)

순간 괜히 안도감이 들었다.


“그래, 아직 같은 시대 사람이구나” 싶은 묘한 동지애랄까.




서베이 함정에 걸리다


내가 서베이에서 체크한 관심사와는 다른 질문들이 나왔다.

(생각해보니 완전히 다른건 아닌데, 3순위 관심사라... 이럴줄 알았음 그냥 1순위만 딱 선택할 걸... 나는 관심 사를 거의 한 16갠 선택한 듯 하다.)


아래는 나왔던 질문들이다.

- 어린 시절 동네 지리에 대한 기억

- 기억에 남는 국내 여행지

- 수영 루틴 설명

- 수영은 언제 처음 어떻게 누구한테 배웠는지...

- 주말에 보스가 출근하라 하는데 가족 행사랑 겹치면 뭐라고 할 건지…

이럴거면 서베이는 왜 하는 걸까 싶더라.




궁여지책 답변들


관심 없는 질문엔 거짓말을 꾸며내야 해서 더 힘들었다.

심지어 한국어로도 생각 잘 안 나는 걸 영어로 말해야 하니 머리가 하얘졌다.

그래도 어떻게든 끄적여봤다.


예를 들어,

“국내 여행지… 나 제주도 조아해… 10번도 넘게 갔어…

한라산도 간 적 있어 전날 비와서 백록담이 꽉 차있었어…

제주는 산과 바다가 함께 있고 서울과 다르게 자연환경이 어메이징하게 아름다워서 언제가도 너무 좋아…

기회가 되면 거기서 살아보고 싶어.”

???


“음.. 요즘은 수영 잘 안 하지만 예전에 열심히 했을 때 내 루틴은 블라블라… 근데, 나 요즘 요가해…”

???


“국내 지리는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 70%는 산이고 3면이 바다다.

나는 한라산에 올라가 봤고,

백두산도 가고 싶지만 분단국가라 못 갔다 통일이 되면 내 꼭 한 번 가리…”

???


"글쎄 내가 수영을 언제 첨 했을까?

으음.. 엄.. 음... 잠깐만 질문을 다시 듣고 생각해보자

(질문 다시 들음)

맞아 나는 어릴 때 친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1년간 길러진 적이 있어.

거기는 바닷가 마을이었는데, 강아지들을 키웠지.

나는 튜브를 가지고 강아지들이랑 바다에 자주 나갔어.

그러면서 강아지들한테 헤엄을 배웠고, 그래서 첨 헤엄을 치게 된건 '개헤엄'이야..."

???


“보스가 주말에 일 시키면 그냥 해야지;;

너 한국 회사 문화 잘 모르지? 한국회사 이퀄 예스맨 예스걸이야 짜샤

하지만 부모님 칠순이나 가족 결혼식 같은 중요한 가족 행사가 있으면 한국에서는 빠질 수 없다.

대신 내 주니어가 나 대신 출근할 거다라고 할 거 같다…”

???


뭐 이런 식으로 겨우겨우 이어갔다.

솔직히 말하면 거의 ‘핑계 대기 대회’ 같았다.




결과 예상 & 자책 모드


체감상 IH 정도는 나올 것 같긴 한데, 예전에 AL이 너무 쉽게 나와서

“이제는 더 어려운 시험 봐야지~” 하던

내 자신이 떠올라 괜히 민망해졌다.

(20대 때의 패기라 생각해주자. 더 생각하면 진짜 민망하기 짝이 없으니)


그와중에 시험비는 비싸지, 자존감은 떨어지지…

내돈 내고 내 자존감 떨구기 얼마나 손해냐고…? ㅜㅜㅋㅋ


결과는 이틀 뒤에 나온다는데 이미 짜증 난다.




그래도, 다시 집중!


시험은 망했지만 뭐 어쩌겠나.

오늘은 또 다른 회사 면접이 있다.


이거라도 잘해야지. 정신 차리고, 아자아자


아, 이 사진은 왜 찍었냐면...

이것은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올리려한 인증샷이 아니다.


이 날 사실 처음에 시험감독 아주머니께서 자리 배치를 잘못해줬다.

식사하고 오니까 헷갈리셨다라나...


그래서 증거사진으로 이 배치가 맞는지 사진을 2번찍었다.

첨 배치해준 자리는 26번 두번째는 25번.


내 예상 결과치는 IH일거 같기 때문에 그것보다 점수가 잘 나오면 뭐 럭키고,

못나오면 자리 확인 해볼 예정이다 ^^ ㅎㅎ




!!후일담!!


다행히 AL가 나왔다ㅎㅎ

역시 오픽은 오래 주절주절 혼자 헛소리 하는 게 잘 먹힘에 틀림이 없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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