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초/중/고 때는 각 반에 서른 명 정도였다.
그런데 대학교는 반이 아니라 학과로 이루어져 있고 인원수가 매-우 많았다.
인원수가 매-우 많으면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 거 같지만, 오히려 누구한테 말을 걸고 친해져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쟤는 나랑 스타일이 안 맞을 거 같은데’
‘저 애는 기가 좀 셀 거 같고 ‘
내가 눈과 고개를 열심히 돌려
한 명 한 명 둘러보며 든 생각이었다.
ㅡ
“안녕~ 난 도무지라고 해!^^“
얼굴은 분명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 생각했다.
‘하 오글 거리고 어색한 이 분위기… 너무 싫다…
어쩜 평생 익숙해지지가 않냐…‘
내가 처음으로 말을 건 그 친구는
나와 다르게 여성스럽고 수줍어하는 조용한 성격이었다.
우선 아싸를 벗어났다는 생각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나는 조용한 친구와 대학 생활을 쭉- 함께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싸 : 아웃사이더 줄임말 / 유의어 - 왕따)
또한 나는 친구 한 명으로 만족할 관종이 아니었다.
늘 무리 지어 다녔던 나에게
친구가 1명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ㅡ
학교는 곧 A, B, C, D반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대학교에 가면 꼭 간다는 MT를 기다렸다.
‘MT 때 친구를 반드시 만들겠어!!’
기다리던 MT 날이 정해졌고,
각 반에서는 장기자랑을 꼭 나가야 했다.
‘오케이, 기회는 이때다!’
내가 누구던가!
초/중/고 매 수학여행 때마다 장기자랑을 나간 장본인!
내 춤 실력을 뽐내며
친구를 사귀면 되겠다는 플랜을 세웠다.
ㅡ
우리 팀은 <소녀시대 - OH!>를 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춤 연습을 하기 전,
누구보다 안무를 열심히 외우고 참석했다.
그런데 정말 연습만 할 뿐이었다.
보통은 연습하다가 사적인 대화도 나누고
함께 밥도 먹으러 가고 하는데,
일로 만난 사이마냥
춤 연습만 빠르게 하고 해산하기 바빴다.
ㅡ
결국 MT를 가기 위해 탄 버스 안,
나는 여성스럽고 수줍어하는 조용한 그 친구와
단 둘이 버스 중간쯤의 자리를 차지했다.
‘아… 버스 맨 뒷자리 중간 좌석이 내 자린데…’
나는 원래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뺏긴 것 마냥
아쉬워하며 고개를 저었다.
사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나 원래 친구 진짜 잘 사귀는데’
내 활력 넘치는 인싸 기질이 무시당한 기분까지 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놀랄 만큼 아무도 내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무관심은 처음이야…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과연 나는 MT에서 친구를 더 사귈 수 있을까?!
아니면
관종끼를 숨기고 조용히 학교를 다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