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토레스 델 파이네 W트레킹 예약 Tip

by EASY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다. 그레이 빙하를 보러 가는 당일치기 코스, 삼봉(three tower)을 보러 가는 당일치기 코스, 3박 4일 w트레킹 코스, 9박 10일 o트레킹 코스가 유명하다. 트레킹의 경험이 없어 처음에는 당일치기 코스를 알아봤다. 그러나 쿠스코에서 푸에르토 나탈레스까지 이동하는 수고로움을 따져보니 아무래도 3박 4일 정도는 트레킹을 해야 여유가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3박 4일 W트레킹을 택했고, 남미 여행 최고의 선택이었다. 트레킹을 하며 느낀 감정들은 이미 남겨 놓았으니 이번 글에서는 예약과 관련한 tip을 남겨두려 한다.


1. 어느 산장에 묶을 것인가?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1박 이상을 보내려면 반드시 산장을 예약해야 한다. 산장이 아닌 곳에서는 숙박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소유한 텐트가 있더라도 텐트 사이트를 예약해야 한다.


w트레킹 코스에서는 총 5개의 산장이 있다. 나는 서에서 동으로 걸었으니 그 순서로 나열하면, 파이네 그란데 산장, 쿠에르노 산장, 프란시스 산장, 칠레노 산장, 센트럴 산장이다. 이중 w트레킹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파이네 그란데 - 쿠에르노 - 칠레노 산장에 숙박한다. 하루에 평균적으로 15~20km 정도를 걸을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이중 규모가 가장 작은 곳이 칠레노 산장이라 그런지 예약이 가장 빠르게 마감된다. (취소표가 꽤 나온다는 후기도 많았다.) 나도 출발 1개월 전에 예약하려 보니 이미 칠레노는 마감이었기 때문에 파이네 그란데 - 쿠에르노 - 센트럴로 예약했다. 비록 마지막날 이동 거리가 늘어 체력적으로는 부담이 있었지만 쾌적한 센트럴에 묶어서 피로를 회복하기에는 좋았다.


파이네 그란데 예약 사이트 : https://booking.vertice.travel/booking

쿠에르노, 센트럴, 칠레노 예약 사이트 : https://lastorres.com/donde-alojar/refugios/


2. 어떤 유형의 숙소에 묶을 것인가?

어느 산장을 예약할지 정했다면 그 산장에서 어떤 유형의 숙소에 묶을지를 정해야 한다. 크게 3가지의 유형이 있다.


첫 번째 refugio라고 불리는 산장 건물에 묶는 형태이다. refugio의 가장 큰 장점은 날씨와 무관하게 쾌적하게 보낼 수 있다는 점, refugio 전용 화장실(물론 공용이다)이 있다는 점이다. 특이한 점은 방만 예약하는 게 아니라 침구도 사용 여부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필요할 것 같은데, 침낭을 가져오는 사람도 있어서인지 선택권을 주는 거 같다. 나는 파이네 그란데 6인실 도미토리에 묶었다. 운이 좋게 6인실을 2명이서 쓰게 되어 더더욱 쾌적한 기억일 수도 있지만 전망도 좋고, 첫 트레킹의 피로도 풀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가격은 도미토리 65달러 + 침구 35달러로 1인당 100달러였다.

파이네 그란데 6인실 도미토리과 거기에서 보인 뷰

두 번째 유형은 프리미엄 텐트이다. 나는 쿠에르노와 센트럴 두 산장에 이곳에 묶었다.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텐트는 텐트이기에 걱정이 되어 모두 refugio에 묶고 싶었지만 이미 예약이 마감되어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나의 우려와 달리 실제 마주한 프리미엄 텐트는 예상과 달리 매우 좋았다! 자연 속에 위치한 것도, 텐트의 퀄리티도, 텐트 속 침낭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프리미엄 텐트를 이용해도 화장실, 샤워실 모두 사용 가능하므로 위생에도 문제는 없다. 다시 트레킹을 간다면 고민 없이 프리미엄텐트를 택할 것이다. 좋은 만큼 가격도 비싸다. 2인 기준 280달러였다.

프리미엄 텐트

마지막 유형은 캠핑 사이트만 예약하는 형태이다. 이 경우는 트레킹을 하며, 텐트와 침낭을 모두 들고 걸어야 해서 고민이 좀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먹을 음식만으로도 짐이 많아서 이건 아예 고려치 않았는데, 비용적인 면에서는 가장 저렴하고, 낭만도 있는 숙소 유형이다.


3. 무엇을 먹을 것인가?

숙소 유형을 골랐어도 아직 예약은 끝이 아니다. 식사를 어떻게 해결할지 정해야 한다. 3박 4일 간 트레킹을 하려면 적어도 10끼 이상을 산속에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산장에서는 아침, 점심(lunch box), 저녁을 모두 제공하는 풀 보드(full board)가 있다. 가격이 매우 비쌀 뿐이다. 산장 가격도 비싸므로 식사는 모두 포함하기는 어려워서 이튿날과 셋째 날 석식만 산장에서 먹는 것으로 결제하고 아침과 점심은 직접 해결했다.


산장에서 해결한 저녁은 인당 55달러라는 비싼 가격만큼 퀄리티가 좋았다. 가격대비 별로라는 후기도 많았는데, 나는 산속에서 이 정도의 코스요리라면 희소성 측면에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메인요리가 단백질 위주로 제공되어 에너지를 보충하기에도 좋다.

쿠에르노 산장 저녁
센트럴 산장 저녁

아침은 컵라면으로 해결했다. 한국에서부터 열심히 이고 지고 온 보람이 있을 만큼 알찬 아침이었다.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까지 마시고 나면 아픈 무릎에 대한 걱정도 잊히고 오늘은 더 잘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든든함도 있었다. 참고로 산장에서 뜨거운 물을 제공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우리는 버너와 코펠을 렌트해서 트레킹 했는데, 모든 산장이 뜨거운 물은 무료로 제공했다.

마지막으로 점심은 샌드위치 도시락과 믹스커피로 대체했다. 하루에 5시간 정도를 걸어야 하다 보니 점심은 트레킹 중에 해결해야 하므로 간단하게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데,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장 봐온 빵, 햄, 치즈, 잼으로 만든 샌드위치가 딱이었다. 매일 아침 라면을 먹은 후 몽생이가 도시락을 쌌다 ㅎㅎ 따뜻한 물 한 병을 보온병에 채워서 출발하면 점심 먹을 때까지 따뜻한 온도가 유지되어 달콤한 커피와 함께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었다.

샌드위치 제조 중인 몽생이

어느 산장에, 어떤 유형의 숙소에,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면 드디어 산장 예약이 끝났다. 그러나 아직 몇 가지 더 챙길 것이 있다.


4. 버스, 페리, 국립공원 입장권 예약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파이네 그란데로 가는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버스를 예약해야 한다. 나는 bus sur이라는 업체에서 왕복 버스를 구매했다. 트레킹을 시작하는 지점과 끝나는 지점이 다르므로 좀 헷갈리는데 서->동으로 걷는다면 아래와 같이 구입하면 된다.

트레킹 시작 : Puerto natales -> Pudeto

트레킹 끝 : Laguna amarga(base torres central) -> Puerto natales

버스 예약 사이트 : https://www.bussur.com/

내가 예약한 버스 티켓 정보


트레킹을 시작하는 날 버스가 Pudeto에 도착하기 전 Laguna amarga(base torres central)에서 모든 승객이 하차한다. 국립공원 입장권을 검사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우리는 사전에 예약을 해두고, 티켓을 프린트해 갔다. 우리는 3박 4일 여정이므로 3일 이상 체류로 입장권을 결제했다.

국립공원 예약 사이트 : https://www.pasesparques.cl/en


트레킹을 시작하는 날은 Pudeto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이것도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현장 구매도 가능하나, 예약자 우선 탑승으로 사람이 많으면 못 탈 수도 있다. 참고로 버스 도착 시간을 고려해서 페리 시간을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모르고 8시 페리로 예약했다가 10시 30분으로 변경했다 ㅎㅎ

페리 예약 사이트 : https://catamaranpehoe.com/

페리에 한가득 쌓인 짐


트레킹이 끝나는 날 웰컴센터에서 Laguna amarga까지는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참고로 웰컴센터는 센트럴 산장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버스 가격은 인당 6달러로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 14시 출발이고 한 대뿐일까 봐 긴장했는데, 버스는 여러 대 운영하니 시간만 맞추면 된다.

센트럴 산장에 있던 설명

5. 장비대여 및 한국에서 챙겨 간 것들


트레킹을 위한 장비 중 헤드랜턴, 등산폴대, 버너, 코펠은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테레사라는 렌털샵에서 대여했다. 테레사 렌털샵은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사장님이 한국말로 응대도 해주었다. 매우 유쾌하고 친절했던 렌털샵이라 추천한다.


등산화, 등산바지, 등산복 상의, 등산양말, 경량패딩, 우의, 반팔티, 내복, 잠옷, 배낭은 한국에서 챙겨갔다. 양말과 속옷만 여러 벌 챙겼고 그 외 모든 옷은 단벌로 지냈고 충분했다. 보조 배터리에 대한 후기가 많았는데, 나는 1회 충전만 가능한 작은 보조배터리만 가져갔고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필수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아래 세 가지를 추천한다.

1. 내복 or 경량패딩 - 2월 기준 날씨가 변화가 많아서 내복이나 경량패딩을 챙길 것을 추천한다. 특히 마지막 날 삼봉(three tower)을 오르기 위해 새벽 산행을 한다면 필수품이다.

2. 발목까지 오는 튼튼한 등산화 - 토레스 델 파이네 등산길이 매우 험하다.

3. 슬리퍼 - 산장에서 등산화를 신기엔 발이 너무 피로하고, 불편하다. 특히 샤워 후에 등산화 신기란.. 생각만 해도 찝찝하다.


아 혹시 무릎이 아픈 사람이라면 무릎보호대와 이부프로펜 성분이 포함된 약도 필수이다. 짐은 최소화하는 게 가장 좋지만 너무 없으면 고생이기도 하니 적절한 밸런스가 필요하다.


6. 걱정보단 자신감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3박 4일을 걸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내가 걸었다면 대부분 할 수 있는 강도이니 걱정보단 자신감을 가지고 출발하길 응원한다.


인생은 기세다.
쫄지 말고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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